이탈리아 정부가 동성 부모의 입양아 가족 등록 절차를 제한하고 나섰다. 이에 수백명의 시민들이 동성 부모에 대한 정부의 탄압에 항의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우리 아들과 딸들에게 손을 떼라’ 시위가 이날 밀라노 스칼라 광장에서 성소수자 단체 주최로 열렸다.
한 시위 참가자는 “내 아들에게 내가 엄마가 아니라고 설명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다른 사람들은 출생 신고서에 서명할 때 사용하는 볼펜을 들고 항의했다.
2016년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동성 결합을 합법화한 마지막 국가가 되었지만 여전히 의붓자녀 입양이나 대리모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극우 성향의 조르지아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정부는 전통적인 가족 가치를 중시하는 상황이다.
이탈리아에서 해외에서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자녀를 등록하려는 동성 부모는 공식 출생 신고서에 부모 중 한 사람의 이름만 기재하거나 가정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수도 로마와 밀라노를 포함한 몇몇 도시에서는 출생 신고서에 전통적인 어머니/아버지 명칭 대신 부모 1인/2부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주 이탈리아 내무부는 밀라노시에 이 관행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내무부는 다른 도시의 출생 등록 기관에도 이를 중단하도록 명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주 이탈리아 상원은 유럽위원회가 동성 부모 인정을 의무화하기 위해 도입한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