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부터 줄줄이 8명 찾아 한국시장 급성장 배경 분석 나서 전기차 열풍도 한국행 부추겨 국내 배터리 3사와 협업 논의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수장들이 줄이어 한국을 향하고 있다. ‘특별 관리’에 나설 만큼 중요도가 높은 국가라는 얘기다. 수요 측면에서는 수입차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고, 생산 관점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3사’와의 협력 필요성도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CEO들은 ‘큰손’으로 부상한 한국 시장을 직접 방문해 성장 배경을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국내 수입차 시장은 판매량 기준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성장을 이어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신규 등록된 승용차 중 수입차(테슬라 제외) 비중은 19.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기차 열풍도 완성차 리더들의 한국행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 중국 미국 독일 영국 노르웨이 프랑스 등과 함께 전 세계에서 전기차가 연간 10만 대 이상 팔리는 몇 안 되는 국가다. 이런 이유로 한국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전기차 ‘테스트 베드’로 여겨진다. 직접 한국 법인 직원들에게 설명을 들으며 전기차 판매와 관련해 경영 구상에 나서는 것이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2차전지 업체들과의 협업을 위해 한국을 찾는 경우도 있다. 혼다, BMW, 포드 등의 CEO들은 방한 기간 중 한국 배터리 업체 측과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하는 BMW의 경우 집세 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한국 방문이 없었던 몇몇 수입차 업체 CEO들도 한국 법인과 방한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동안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입차 업체들이 신차 배정 등에 있어 한국을 무시한다는 원성이 있었는데 이것이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