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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메트박물관, 드가作 ‘러 무희’ → ‘우크라 무희’ 변경

입력 | 2023-03-21 03:00:00

“제정 러시아 시절 무희의 국적-의상
현재 우크라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에드가르 드가의 1899년작 ‘우크라이나 무희’. 사진 출처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메트) 박물관이 프랑스 인상파 화가 에드가르 드가(1834∼1917)의 1899년작 ‘러시아 무희’의 제목을 ‘우크라이나 옷을 입은 무희’로 바꿨다고 가디언 등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작품 속 무희의 국적이나 그가 입은 의상이 제작 당시에는 제정 러시아 소속이었지만 현재 기준으로 판단할 때 우크라이나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막스 홀라인 메트 박물관장은 성명을 통해 “지난해 러시아의 침공 후 우크라이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런 여론을 반영해 제목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제정 러시아 시절 태어난 우크라이나 태생 화가 일리야 레핀 등의 국적 또한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바꿨다고 공개했다. 지난해 영국 런던의 유명 미술관 ‘내셔널갤러리’ 또한 드가가 그린 다른 무용수 그림의 제목을 ‘러시아 무희’에서 ‘우크라이나 무희’로 바꿨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화가의 혈통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해 러시아와 옛 소련의 작품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전 세계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 예술가로 알려진 900명 중 최소 70명이 우크라이나계였다는 분석이 등장했다.

영국 리버풀의 상징적인 조형물 ‘슈퍼램바나나’ 또한 온통 노란색이던 몸통의 절반을 최근 파랗게 칠했다고 18일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리버풀 의회는 5월 열리는 유럽 최대 노래경연대회 ‘2023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를 앞두고 지난해 우승국인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표현하기 위해 파란색을 택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