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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배타적 민족주의·반일 외치며 정치이득 취하는 세력 존재”

입력 | 2023-03-21 10:14:00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3.21.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우리 사회에는 배타적 민족주의와 반일을 외치면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며 윤 대통령의 방일 외교에 연신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야당을 겨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일본은 이미 수십 차례에 걸쳐 우리에게 과거사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표한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본이 한국 식민 지배를 따로 특정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과 표명을 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2010년 ‘간 나오토 담화’”라며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정부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비롯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정부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한일 두 정상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하면 수시로 만나는 셔틀외교를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라는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의 발언을 인용해 “때로는 이견이 생기더라도 한일 양국은 자주 만나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협력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는 일본을 당당하고 자신 있게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디지털 역량과 문화 소프트 파워를 뽐내며 일본과도 협력하고 선의의 경쟁을 펴야 한다”며 “이제 한일 양국 정부는 각자 자신을 돌아보면서 한일 관계의 정상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을 각자 스스로 제거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이 선제적으로 걸림돌을 제거해 나간다면 분명 일본도 호응해 올 것”이라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전임 정부는 수렁에 빠진 한일 관계를 그대로 방치했다”며 “그 여파로 양국 국민과 재일 동포들이 피해를 보고, 양국의 안보와 경제는 깊은 반목에 빠지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편한 길을 선택해 역대 최악의 한일 관계를 방치하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다”며 “하지만 작금의 엄중한 국제정세를 뒤로 하고 저마저 적대적 민족주의와 반일 감정을 자극해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면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03.21.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지난 6일 강제징용 해법으로 발표한 ‘제3자 변제’에 대해선 “1965년 국교 정상화 당시의 합의와 2018년 대법원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이라며 “정부는 징용 피해자분들과 유족들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제3자 변제’는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일본 피고 기업을 대신해 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우선 배상하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겐 방일 일정에서 얻은 결실을 공유하며 양국 협력 증진을 위한 후속조치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은 반도체 관련 3개 품목 수출 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한국은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철회했다”며 “저는 선제적으로 우리측의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위해 필요한 고시개정에 착수토록 산업부 장관에 지시할 것”이라고 했다.

또 한일 정상회담 계기로 한미일, 한일 간 안보 협력 강화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저와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한일 간 안보공조에 의견을 일치했다”며 “조건 없는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완전한 정상화 선언을 통해 3국의 정보협력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 정상화는 결국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자긍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우리 국민과 기업에 커다란 혜택으로 보답하고 무엇보다 미래세대 청년세대에 큰 희망과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