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가능거리 짧고 충전 인프라 부족… 운전자 불만 쇄도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 대기 차량… 상당수가 1톤 전기트럭 전문가 “전기트럭 배터리 성능개선하고 인프라 확충해야”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소에 줄지어 대기 중인 전기 1톤트럭/사진=독자 제공
전기 1톤 트럭의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고속도로 전기 충전기를 이용하는 전체 사용자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진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속도로의 전기차 충전시설에 현대 포터EV, 기아 봉고EV의 충전 대기 행렬이 과도하게 이어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이 모인다.
▲현대 포터EV ▲기아 봉고EV 전기 1톤 트럭의 배터리 완충 후 주행가능거리는 211km로 전기 승용차(현대 아이오닉5 423km, 기아 EV6 445km)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일반 승용차보다 운행 거리가 긴 상용차 특성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주행가능거리가 지나치게 짧아 충전을 자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화물을 싣거나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주행가능거리가 급격히 줄어 약 150km를 달리는 수준에 그친다. 이로 인해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시설에는 포터EV와 봉고EV 전기차가 줄지어 대기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현대 아이오닉5를 운영 중인 김정훈(39) 씨는 “차량을 산 지 2년 정도 됐는데 작년 중순부터 고속도로 충전 대기 줄이 심각해졌다. 대기 차량은 대부분 전기 1톤 트럭이며 차들이 뒤엉켜 고속도로 충전소마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종종 충전 관련해 시비가 붙기도 한다. 가급적 고속도로 충전을 피하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충전할 때 전기 1톤 트럭 때문에 상당히 불편하며 대기시간도 점점 늘어 추세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기 1톤 트럭의 배터리 성능과 용량을 키우지 않으면 고속도로 충전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주행거리가 길어야 할 화물차의 배터리 용량(봉고EV 배터리 용량 58.8kWh)이 승용차(EV6 배터리 용량 77.4kWh)보다 적은 것이 충전 대란의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성능개선과 인프라 확충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1톤 전기 트럭에 주는 약 2000만 원의 정부 보조금을 줄여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k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