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이 거짓으로 작성한 한국생활건강 제품 후기.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네이버 쇼핑몰에 올라온 한국생활건강의 건강기능식품 후기 2000여 건이 모두 ‘가짜 후기’로 드러났다.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거짓 후기 광고를 게시한 한국생활건강과 이 광고를 대행한 업체 감성닷컴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과징금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21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으로 한국생활건강에 과징금 1400만 원과 시정명령을, 감성닷컴에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아르바이트생이 거짓으로 작성한 한국생활건강 제품 후기.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판매 제품은 아보카도오일, 코코넛오일, MCT오일, 크릴오일, 석류콜라겐, 타트체리콜라겐, 초유단백질, 산양유단백질, 레몬밤, 타트체리 등 10종이었다.
가짜 후기는 ‘빈 박스 마케팅’ 방식으로 만들었다.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개인 아이디로 자사 제품을 구매하게 한 뒤 구매 대금은 돌려주고 제품이 없는 빈 상자만 발송해 후기 작성 권한을 얻게 하는 수법이다.
한국생활건강이 특정 제품의 허위 구매후기 작성을 의뢰하면 감성닷컴이 제품을 등록한 뒤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고 빈 상자 배송부터 구매 대금 환급까지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아르바이트생은 후기 작성 대가로 건당 1000~2000원을 받았다. 빈 박스 마케팅이 통상적인 바이럴 마케팅보다 적은 비용으로 단기간에 판매량과 구매후기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국생활건강과 감성닷컴의 ‘빈 박스 마케팅’ 프로세스.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이어 “일반 소비자는 해당 후기를 ‘직접 사용해본 구매자’의 후기로 인식해 소비자 다수가 선택한 품질 좋은 상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거래가 이뤄지는 온라인 쇼핑 특성상 기존 구매자들의 후기내용과 숫자 모두 소비자 선택의 중요 고려요소”라며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해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