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정권, 부패 스캔들로 휘청 최측근인 석유장관 사의 수용
전 세계 석유매장량 1위 국가인 베네수엘라에서 30억 달러(약 4조 원)의 석유 판매 대금을 둘러싼 ‘부패 스캔들’이 터졌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거듭된 경제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중국, 이란 등 반미 국가의 중개업체를 통해 석유를 수출해 왔다. 이 과정에서 암호화폐로 징수한 대금이 증발했다는 것이다. 이번 스캔들이 ‘검은 황금’ 원유를 믿고 각종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책을 펼치며 201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사진)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 스캔들을 취재해 온 엘리히오 로하스 기자는 20일 현지 매체 우니온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해 10, 11월 암호화폐로 거래된 30억 달러의 석유 판매 대금이 사라졌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어떤 암호화폐가 쓰였고 거래 대상국이 어디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은 시장, 판사, 암호화폐 규제당국 관계자 등 여러 공직자를 체포했다. 군 당국도 일부 고위 관계자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 로이터통신은 체포된 사람이 최소 2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2018년 세계 최초로 민간 기업이 아닌 국가가 보증한 가상화폐 ‘페트로’를 발행했다. 고질적 경제난으로 기존 법정 통화 ‘볼리바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자 국가 차원에서 암호화폐를 도입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이번 위기를 정적 제거 용도로 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전문가 프란시스코 모날디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약 3분의 1은 PDVSA가 아닌 부패 중개인들의 손에 들어간다”며 마두로 대통령이 수사를 통해 정치적 경쟁자를 선별적으로 제거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