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주 최대 69시간 근로’ 논란이 불거진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사측과의) 협상력이 취약한 노동 약자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조치를 함께 시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급하게 펜을 들어 메모했다.
윤 대통령은 23일 복지·노동 현장 종사자를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는 저소득층·아동·청소년·노인·장애인 서비스 종사자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김건희 여사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께서 가장 가까이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현장에 계신 여러분”이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 헌신적으로 일하고 계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또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서 공정하고 합당한 보상과 처우가 이루어지도록 저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위 협상력이 취약한 노동 약자들에게 무제한의 선택권이 과연 현실 가능하느냐, 그래서 저희가 최소한의 선택권의 행사(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사측과의 협상력이 약해 휴식의 권리를 제대로 주장할 수 없는 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적 보완이 이뤄질 것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빠르게 메모를 하기도 했다.
아울러 “협상력이 취약한 노동 약자를 더 각별히 배려하는 조치를 함께 시행할 생각”이라고 윤 대통령은 밝혔다.
◆“제가 왜 정치하고 국정 운영하겠나…모두 잘살기 위해”
윤 대통령은 “자유와 연대의 정신에 입각해 더 어려운 분들을 더 두텁게 도와드리는 게 진정한 약자 복지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평소에 자주 언급하던 ‘자유’라는 단어를 다시 한번 정의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라는 것은 사람이 자기를 발전시키고 또 자아를 실현하는 그런 자유”라며 “우리 사회 발전에, 또 우리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고 했다.
윤 통령은 그러나 “약자들이 자기를 발전시키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여건, 기회가 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 일부만 자유인이고 일부는 자유롭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개혁’ 역시 자유를 추구하는 차원이라고 예를 들었다. 윤 대통령은 “노동 현장에서 불법과 폭력을 뿌리 뽑고 노동자에게 공정하고 정당한 그런 보상 체계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노동 정책의 방향성이라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 고용센터 직업상담사에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며 “어려운 분들께 좋은 일자리를 찾아 드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또 근로감독관에는 “현장에서의 노사법치가 노동개혁의 기초인 만큼 근로감독관들이 최일선에서 역할을 다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찬 간담회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했으며 현장 종사자들이 희망사항과 다짐을 적은 게시판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잘 기록해 전달해달라는 의미로 전통 나전칠기 다이어리와 볼펜을 참석자들에게 선물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