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한 적이 있죠. 연예인들이 건물을 팔아 불과 몇 년 만에 수십억 원을 벌었다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나도 건물을 살 수만 있다면’이라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봤을 겁니다.
부동산 조각투자는 이런 생각을 현실로 옮겨줍니다. 적은 돈으로도 수십, 수백억 원의 빌딩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장에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서비스인 만큼 부동산 조각투자가 대체 어떤 것인지 묻는 독자분들이 많습니다. 부동산 조각투자의 A부터 Z까지, 빨간펜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Q. 부동산 조각투자가 뭔가요?
얼핏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인 ‘리츠(REITs)’와 헷갈릴 수 있는데, 분명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리츠가 여러 오피스 빌딩을 소유한 리츠 법인에 투자하는 방식이라면, 부동산 조각투자 거래소에서는 특정 빌딩을 개인이 직접 골라 투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떻게 투자할 수 있나요?
“국내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으로는 카사코리아의 ‘카사’를 포함해 루센트블록 ‘소유’, 세종텔레콤 ‘비브릭’, 펀드블록글로벌 ‘펀블’ 등이 있습니다.
회사마다 상장된 건물이 다른 만큼 본인이 원하는 투자 상품이 있는 플랫폼을 찾는 것이 우선입니다. 투자하고 싶은 곳을 찾았다면, 해당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회원으로 가입해 앱과 연동된 금융사 계좌를 개설하면 투자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투자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플랫폼이 건물을 상장할 때 선착순으로 진행되는 청약에 참여하거나, 일반 주식 거래처럼 이미 상장된 건물의 수익증권을 매입할 수 있습니다. 주식과 비슷하죠.”
“건물 임대수익과 같은 운용수익을 분기나 연간으로 배당 받을 수 있고, 건물이 팔리면 시세차익도 보유 수익증권에 따라 배분됩니다. 얼마를 투자했든 투자 금액에 비례하게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모두 얻을 수 있다는 의미죠. 보유한 수익증권을 다른 투자자에게 매각해 수익을 거둘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수익증권 가격이 떨어지면 손해를 보겠죠.
건물 매각은 수익자 총회를 통해 결정됩니다. 투자자가 보유한 수익증권 수량에 따라 의결권이 달라지고, 절반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매각이 이뤄지는 구조입니다.”
Q. 수익률은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까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중 상장했던 건물을 매각해 시세차익까지 거둔 곳으로는 카사가 있습니다. 카사는 지난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역삼 한국기술센터’를 매각했는데, 누적 운용 배당금과 매각 차익 금액을 합산한 누적 수익률은 약 12%였습니다.
다만 최근 들어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들은 고전하는 모습입니다. 카사의 경우처럼 매각을 통해 시세차익을 거두기 전까지는 운용수익을 통한 배당금이나 수익증권 거래를 통해 수익을 기대해야 하는데, 수익증권 가격이 공모 당시보다 떨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리스크입니다. 하지만 부동산 조각투자는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품이기도 합니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에 상장된 건물이 늘고, 시세차익을 거둔 사례도 쌓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투자자도 많아지겠죠. 빌딩뿐만 아니라 토지, 물류센터 등 상품 종류도 다양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