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3.17/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울산 지역 지지자들과 만나 “우리 안의 차이가 있어도 이겨내야 할 상대와의 차이만큼 크진 않다. 미워도 식구”라고 말했다. 최근 당내에서 ‘개딸’(개혁의딸) 등 강성 지지층과의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내부 화합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오후 울산상공회의소 대강당에서 ‘찾아가는 국민보고회’를 열고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을 자꾸 보기 시작하면 균열이 점점 심해진다. 나중에 그 갈등이 격화되면 내부에서 싸움질을 하게 된다”며 지지자들에게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공격을 자제해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전쟁에 이기는 기술 중 제일 싸고 효과적인 게 이간질”이라며 “견뎌내고 이해하고 수용하고 마음에 안 들어도 같이 손 꼭 잡고 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뜻의 은어) 이러지 말자. 여러분들은 ‘찢’(형수 욕설 논란에 휩싸인 이 대표를 조롱하는 표현)이라고 하면 듣기 좋은가”라며 “그런 명칭을 쓰면 갈등이 격화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 지지자가 ‘개딸’ 표현이 악마화됐다고 하자 “(영화) ‘1987’에 나오는 개구진, 정말 사랑스러운 딸의 의미로 썼던 단어가 혐오로 슬슬 바뀌는 중”이라며 “연구해서 바꿀까 싶다. 너무 많이 오염됐다”고 답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