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주차 일사정리
● 엄마가 그리웠을까 아님 여친이? 얼룩말 ‘세로’의 짧은 봄외출
지난 23일 광진구에서는 오후 시간 얼룩말 대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인근 서울 어린이대공원동물원에서 울타리를 부수고 탈출한 2살짜리 수컷 얼룩말이 인근 지역 도로와 주택가를 돌아다니다가 3시간 만에 생포된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그 뒤 동물원 측에서는 얼룩말 이름이 ‘세로’ 이고 부모 얼룩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지만, 부모가 연달아 숨을 거두면서 반항을 시작했다는 슬픈 사연을 공개했습니다.
세로의 짧았던 봄 외출은 누리꾼들에게 패러디의 소재가 되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는데 야생의 DNA를 가진 동물들을 인간의 관람용으로 계속 가두는 것이 맞는지, 그런 운명이라면 더욱더 동물의 입장에서 사육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등의 논쟁과 댓글로 넘쳐 났던 한주 입니다.
세로가 광진구 일대를 돌아다니며 찍힌 사진들과 그 뒤 얼룩말 관련 패러디물.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 슬램덩크 야구판, ‘오타니의 만화야구’는 현재 진행형
22일 미국과의 WBC 결승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일본 야구 대표팀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9회초엔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소속 팀 에인절스의 동료이자 미국의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우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대회를 끝냈습니다. 이번 WBC는 오타니로 시작해 오타니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오타니는 투수로 세 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고 타자 오타니로는 7경기에 모두 나서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홈런 1개, 2루타 4개, 8타점, 9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오타니가 이끄는 일본 대표팀의 만화 같은 야구에 한국 야구팬들은 바다 건너 만화 보듯 그냥 보기만 했습니다. 한때 일본 야구는 한국을 ‘숙적’이자 ‘라이벌’로 여겨진 한국, 하지만 지금은 라이벌로 불리기에는 수준 차가 너무 커져버린게 사실입니다. 전문가들은 투수의 구속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한국 투수들의 패스트볼 계열 평균 속도는 시속 146.3km로 일본(평균 146.9km)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14년이 지난 2023년 제5회 WBC에서 일본 투수들은 평균 시속 153.5km를 기록 한국은 145.9km로 오히려 퇴보한 상태입니다. 아무튼 나라를 떠나 오타니 선수의 앞으로의 활약도 계속 관심을 끌 수 밖에 없습니다.
● 시진핑은 러시아로 기시다는 우크라이나로… 판 커지는 러·우 전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22일 러시아를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둘은 21일 정상회담에서 “각자의 영토 보전 문제에서 서로를 확고히 지지한다”며 대만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조를 약속했고 공동성명에서는 미국을 총 7차례 언급하며 이번 회담의 목적이 반미(反美) 연대임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했을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도 21일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한편 유럽연합(EU) 외교·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에 향후 12개월에 걸쳐 155mm 포탄 100만 개를 추가 지원하기로 20일 합의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EU의 포탄 100만 개 지원을 ‘전쟁 판세를 바꿀 만한 결정’이라며 반겼습니다. 1년이 넘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과 서방의 개입으로 판이 더 커지고 있는 모양새 입니다.
사진=AP 뉴시스
● 北 한미연합훈련 동안 미사일 종합세트 보여줘
북한은 19일 이스칸데르(KN-23)’ 탄도미사일에 모형 핵탄두를 탑재한 뒤 이를 공중(상공 800m) 폭발시켰습니다. 핵폭발 시뮬레이션 사이트 누크맵에 따르면 10kt 위력의 전술핵무기가 서울시청 일대 800m 상공에서 폭발할 경우 예상 사망자는 4만4000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폭발 고도 800m에 최적화된 핵무기는 60kt 이상일 것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는데 그러면 사망자는 23만7000명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 기간동안 멈추지 않고 계속 되었습니다. 22일 부산항에 입항한 미국의 경항모급 상륙함 마킨 아일랜드(LHD-8·4만2000t)를 겨냥 여러발의 ‘북한판 토마호크(KN-27)’ 순항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고 21~23일 핵무인수중공격정의 수중폭발 시험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함경남도 리원군 해안에서 훈련에 투입한 핵무인수중공격정이 80∼150m의 심도로 동해를 59시간 12분간 잠항한 뒤 23일 적 항구를 가상한 홍원만 수역에 도달해 시험용전투부가 수중폭발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13년 전 천안함 피격 사건 날(3월 26일)을 불과 사흘 앞둔 23일 핵어뢰를 수중폭발시킨 것입니다. 군은 이번에 발사된 북한 핵어뢰가 ‘둠스데이’(종말의 날)라고 불리는 러시아의 핵추진 방식 초대형 핵어뢰 ‘포세이돈’을 모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해수호의 날인 24일 북한이 공개한 무기(위) 모의 핵탄두가 장착됐다고 주장하는 전략순항미사일 ‘화살’ (아래) 비밀병기로 불리는 ‘핵무인수중공격정’ 이 수중에서 폭발하면서 수면 위로 물이 솟구치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뉴스1, AP 뉴시스
● 금리 딜레마 빠진 연준, ‘고차방정식’ 필요한 한은
은행 위기 여파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2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밟았습니다. 지난해 3월 이후 9회 연속 인상으로 미 금리는 상단 기준 5%대에 들어섰고 한국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22년여 만에 가장 큰 1.5%포인트가 됐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은행 위기를 고려해 금리 전망치를 높이지 않았다”면서도 “올해 금리 인하는 보고 있지 않다. 더 올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금리를 더 올릴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려됐던 빅스텝은 피했기에 한국은행은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지만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불씨가 살아 있는 데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1.5%포인트로 벌어졌기에 기준금리를 올리자니 경기 침체 비상 신호들을 모른 체할 수 없고, 손 놓고 사상 최대 금리 역전 상태를 지켜볼 수도 없는 ‘고차 방정식’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 이주의 사진 ‘+5장’
▷ 20일 대중교통 마스크 해제, 자율 방역이 절실히 필요할 때
20일 대중교통과 마트·역사 내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습니다.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진 것은 중앙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생긴 2020년 10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입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미세먼지여서’ ‘남들 다 써서’ ‘찜찜해서’ 등의 이유로 대중교통에서 노마스크를 찾아보기는 어려웠지만 일주일이 지나가는 시점에 마스크를 벗고 대중교통을 타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증상있는 사람이 알아서 마스크를 써주는 자율 방역이 필요한 때 입니다.
▷ 野, 양곡법 강행… 尹 ‘1호 거부권’ 행사할 듯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에 직회부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66명 중 찬성 169명, 반대 90명, 기권 7명으로 가결됐습니다. 개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5% 이상이거나 수확기 쌀값이 평년 대비 5∼8% 이상 하락할 때 정부가 초과 생산량 전량을 의무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 입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무책임한 입법폭력”이라고 반발했고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쌀 수매에 연평균 1조 원 이상 투입된다. 매년 청년농 3000명을 양성할 수 있는 재원이 낭비되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제 공은 대통령에게로 넘어간 상태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뒤 첫) 거부권을 행사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재석266인 찬성169인 반대90인 기권7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스1
▷ 검수완박 헌재 판결 뒤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뜨거운 감자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단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민형배 의원의 복당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법안 통과를 위해 탈당한 민 의원의 희생을 복당으로 품어줘야 한다는 의견과 ‘위장탈당’을 문제 삼은 헌재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 구금 30일 연장 된 권도형, 신병 인도까지 시간 걸릴듯
지난해 5월 테라 사태가 불거진 뒤 1년 가까이 도주해 왔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3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되었습니다. 권대표는 전날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 여권으로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 시도 하다가 체포됐습니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24일(현지시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구금 기간을 최장 30일로 연장한 상태입니다.
몬테네그로 당국이 자체적으로 재판을 진행하면 한국 또는 미국이 권 대표에 대한 신병을 인도받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24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AP 뉴시스
▷ 실내 마스크까지 해제 되었지만 황사 때문에 벗을 수가 없어
‘봄의 불청객’ 황사는 겨우내 언 땅이 녹고 날씨가 건조해지는 봄에 중국 북부의 사막과 황허강 상류 지대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흙먼지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면서 발생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중국발 황사로 23일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한 서쪽 지역은 미세먼지(PM10) 농도가 크게 올랐습니다. 황사는 25일까지 전국 곳곳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황사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오른 24일 오전 인천 송도국제도시 상공에 황사띠가 선명하게 보이고 있다. 사진= 양회성 기자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