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남욱 변호사가 28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3.28. 뉴스1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28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자금으로 20억 원을 요청해 제가 15억까진 어떻게든 만들겠다고 답했다”고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유 전 직무대리가 김 전 부원장을 ‘경선 총괄 조직부장’으로 소개했기 때문에 그 돈이 김 씨에게 갈 것으로 생각했다며 “조직부장이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유 전 직무대리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도와줄 수 있다’고 한 것인지 묻자 남 변호사는 “그렇다. 제가 물어보니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도와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대가로 20억, 15억을 해드리겠다고 (직접적으로) 얘기한 사실은 없지만 내심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남 변호사는 김 전 부원장이 2021년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 전 직무대리를 만나 1억 원을 받아 간 정황에 대해서도 진술했다. 그는 “(김 전 부원장이) 들어갈 땐 빈손이었는데 나갈 때 회색 꽃무늬가 있는 쇼핑백을 들고 가는 것을 봤다”며 “모 백화점 쇼핑백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돈인가 보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당시 정민용 변호사와 함께 사무실 옆 흡연실에서 유리벽을 통해 이를 지켜봤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 변호사는 지난 21일 공판에서 “2021년 4월 말 남 씨 측근 이모 씨로부터 현금 1억 원을 전달받은 뒤 같은 달 또는 5월 초순쯤 유원홀딩스 사무실로 가져가 유 전 직무대리에게 건넸다”며 “이 돈이 김 전 부원장이 다녀간 뒤 사라졌다”고 진술한 바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