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민들, 숱한 좌절 이겨낸 집념의 성과 철저한 준비로 2027년 1월 완벽 운행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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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이 사람보다 중요합니까?”
2019년 9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와 관련한 환경영향평가에서 ‘부동의’ 결정이 나자 강원 양양군민들이 울분에 차 외치던 말이다. 당시 양양군의회는 성명서에서 “양양군민이 산양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고 반발했다.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주요 내용 가운데 하나가 설악산의 산양 생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3년 5개월이 흐른 지난달 27일 환경부는 ‘조건부 동의’ 결정을 내려 오색케이블카 설치가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줬다. 양양군민들이 1982년부터 41년 동안 두드려 온 난공불락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양양군의 행정심판 청구가 받아들여졌고, 환경영향평가 재보완 등 험난한 절차를 거친 뒤의 일이었다.
3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 도로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의 환경영향평가 조건부 동의를 환영하는 플래카드로 물결을 이루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도와 양양군은 11건의 남은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완료하고 연내 착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26년 하반기 준공에 이어 2027년 1월 상업운전이 시작된다.
그러나 장애물은 여전하다. 환경단체의 반대가 심한 데다 행정안전부의 지방재정투자심사와 국립공원공단의 공원사업 시행허가 등 만만치 않은 행정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을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이미 강력한 저지투쟁을 천명했고, 한화진 환경부 장관의 퇴진운동을 시작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일 원주지방환경청 앞에서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이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제공
그러나 지난달 ‘조건부 동의’ 발표 직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한목소리로 대환영을 표시했다. 오색케이블카가 여야를 떠나 강원도민 모두의 간절한 희망사항이었음을 대변해 주는 일이었다. 특히 41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양양군민들의 염원과 정성은 역대급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듯하다.
정준화 친환경설악산오색케이블카 추진위원장은 “수십 차례 상경집회를 하고,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결정에 서로 부둥켜 안고 펑펑 울던 기억이 나 가슴이 뭉클했다”며 “양양군민들의 열정과 사랑이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도 담화문을 통해 “8차례의 삭발투쟁, 3차례의 행정심판, 4차례의 행정소송까지 양양군민들의 끈질긴 투쟁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었다”며 공을 양양군민들에게 돌렸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노선도. 원주지방환경청 제공
이인모 기자
날짜
내용
1982.12
문화재청 문화재현상변경 불허가(오색~중청봉)
2012.6.26
제97차 국립공원위원회 부결(1차:오색~대청)
2013.9.25
제105차 국립공원위원회 부결(2차:오색~관모능선)
2015.8.28
제113차 국립공원위원회 조건부 승인(3차:오색~끝청하단)
2015.9.14
환경부 국립공원계획 변경고시(삭도 3.5㎞ 신설)
2017.11.24
문화재청 문화재현상변경 허가(허가기간 2025.4.23.)
2019.9.16
원주지방환경청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2019.12.11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행정심판 청구
2020.12.29
중앙행정심판위원회 행정심판 ‘인용’ 재결
2021.4.23
원주지방환경청 환경영향평가 재보완 요구
2022.11.30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관계기관 ‘조정서’ 제출
2022.12.28
원주지방환경청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서 제출
2023.2.27
원주지방환경청 환경영향평가 ‘조건부 동의’ 통보
양양=이인모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