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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남 전술핵탄두 대거 공개… 尹 “핵개발 北에 단돈 1원도 못준다”

입력 | 2023-03-29 03:00:00

[北 전술핵탄두 공개]
北 “미사일종류 무관 장착 가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27일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 앞에 놓인 일련번호가 찍힌 전술 핵탄두를 ‘화산-31’이라고 명명했다. 북한이 전술 핵탄두의 모습을 공개한 건 처음이다. 노동신문 뉴스1

각종 대남·대미 핵투발 무기를 동원해 전술핵 타격 위협을 이어가던 북한이 전술 핵탄두 실물까지 대거 공개하며 핵 협박 수위를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북한이 대남 타격용 전술 핵탄두를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2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일련번호가 찍힌 전술 핵탄두와 이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을 둘러보는 사진을 실었다. 사진으로만 최소 10기의 핵탄두가 포착됐다. 북한은 이 핵탄두를 ‘화산-31’로 명명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시찰 장소 벽면에 걸린 설명판을 노출하며 이 핵탄두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대남 타격용 단거리 탄도미사일 3종은 물론 전략순항미사일 등 북한이 집중적으로 시험 발사한 사실상 모든 무기에 장착할 수 있다고 과시했다. 전술 핵탄두를 표준화한 만큼 다양한 미사일에 자유자재로 장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주장한 것.

신문은 ‘핵방아쇠’란 용어도 처음 사용했다. 핵무기 설계·생산은 물론이고 공격 명령 하달, 무기 전개, 실제 발사 등 전 과정이 방아쇠를 당기면 바로 진행될 수 있도록 일원화돼 김 위원장이 ‘핵단추’만 누르면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북한 퍼주기는 중단하고 북한에 핵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는 단돈 1원도 줄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라”고 통일부에 지시했다.




北, 대남무기 7종에 ‘직경50cm 핵탄두’… 건전지 끼우듯 장착 위협


北, 전술핵탄두 ‘화산-31’ 대거 공개
소형화 성공한듯… 표준화도 부각
南겨냥 탄도-순항미사일 등에 탑재
“폭발 위력까진 조정 못해” 지적도



북한은 28일 ‘화산-31’로 명명한 전술 핵탄두가 전시된 사진을 공개하며 “김정은 동지가 (전술 핵탄두와) 각기 다른 무기 체계들과의 호환성 등에 대해 료해(시찰)했다”고 보도했다. ‘호환성’을 콕 집어 언급하며 이 핵탄두가 어떤 미사일에 탑재해도 될 만큼 표준화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 단순 핵보유를 넘어 핵전력 실전 운용까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음만 먹으면 바로 가능하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과시한 것이다.


● “실전 배치 무기들에 건전지 끼우듯 장착”

북한 관영매체는 이날 사진으로 전술 핵탄두를 보란 듯 공개했다. 벽면 설명판 등에선 이 핵탄두가 대남 타격용 단거리탄도미사일 3종 세트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는 물론이고 한국과 주일 미군기지를 겨냥한 순항미사일 ‘화살-1형’ ‘화살-2형’, 기습 타격 전력인 핵무인수중공격정(핵어뢰·일명 해일) 등 최소 7종의 전력에 장착돼 있는 그림을 공개했다. 이 무기들 중 상당수는 최근 북한이 잇달아 시험발사하며 핵 위협에 나섰던 무기다. 군 소식통은 “최근 실전 배치했을 가능성이 큰 무기들에 건전지 끼우듯 장착할 수 있을 만큼 핵탄두 기술을 고도화했음을 자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공개된 전술 핵탄두는 직경 50cm가량으로 추정된다. 통상 핵탄두 소형화 기준은 스커드-B급 단거리미사일(사거리 300km) 탑재 기준을 적용해 직경 90cm, 탄두 중량 1t 수준이다. 탄두 중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형상으론 소형화에 성공하고도 남는다는 의미다. 정부 소식통은 “통상 핵보유국들은 1차 핵실험 이후 6, 7년 이내에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면서 “북한이 이미 2006년에 1차 핵실험을 한 만큼 핵탄두 소형화와 관련해 상당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북한은 플루토늄 등 핵물질과 내폭 화약, 중성자 발생장치 등이 들어 있는 탄두의 핵심인 핵폭발 장치 외형은 공개하지 않았다. 2016년 북한이 둥근 ‘구’ 형태의 핵폭발 장치를 공개한 만큼 ‘화산-31’ 안에도 비슷한 장치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폭발 위력을 극대화한, 미국식 ‘타구(타원형의 구)’ 형태의 핵폭발 장치를 개발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화산-31’ 외형으로 볼 때 타구 형태의 장치가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구 형태 장치에 비해 핵물질 주변에 내폭 화약을 더 많이, 빽빽하게 채울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같은 양의 핵물질을 넣어도 폭발 위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매우 위협적”이라고도 했다.


● 7차 핵실험으로 이어질 가능성

다만 공개된 전술 핵탄두가 모두 동일한 형태라는 점에서 북한이 폭발 위력까지 자유자재로 조정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곤 보기 어렵단 지적도 나온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핵폭발 위력을 자유롭게 조정하려면 핵물질에 삼중수소를 집어넣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위력을 키워야 한다”며 “북한은 아직 삼중수소 확보가 쉽지 않아 이 단계까지 가진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전술 핵탄두 등) 핵 능력의 전력화가 완료됐다고 평가하려면 실제와 동일한 환경에서 실험해야 한다”며 “아직 북한에서는 그런 것들이 확인된 게 없어 실질적 무기로 활용 가능한지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전술 핵탄두 표준화 주장 등이 다소 과장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

결국 북한이 전술 핵탄두를 다양화하고 더 큰 위력의 핵탄두를 확보하기 위해 7차 핵실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5, 6차 핵실험 전에도 북한은 구 형태와 장구형 핵폭발장치 모형을 공개한 바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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