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술핵탄두 공개] 北 “미사일종류 무관 장착 가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27일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 앞에 놓인 일련번호가 찍힌 전술 핵탄두를 ‘화산-31’이라고 명명했다. 북한이 전술 핵탄두의 모습을 공개한 건 처음이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2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일련번호가 찍힌 전술 핵탄두와 이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을 둘러보는 사진을 실었다. 사진으로만 최소 10기의 핵탄두가 포착됐다. 북한은 이 핵탄두를 ‘화산-31’로 명명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시찰 장소 벽면에 걸린 설명판을 노출하며 이 핵탄두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대남 타격용 단거리 탄도미사일 3종은 물론 전략순항미사일 등 북한이 집중적으로 시험 발사한 사실상 모든 무기에 장착할 수 있다고 과시했다. 전술 핵탄두를 표준화한 만큼 다양한 미사일에 자유자재로 장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주장한 것.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북한 퍼주기는 중단하고 북한에 핵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는 단돈 1원도 줄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라”고 통일부에 지시했다.
北, 대남무기 7종에 ‘직경50cm 핵탄두’… 건전지 끼우듯 장착 위협
北, 전술핵탄두 ‘화산-31’ 대거 공개
소형화 성공한듯… 표준화도 부각
南겨냥 탄도-순항미사일 등에 탑재
“폭발 위력까진 조정 못해” 지적도
● “실전 배치 무기들에 건전지 끼우듯 장착”
이날 공개된 전술 핵탄두는 직경 50cm가량으로 추정된다. 통상 핵탄두 소형화 기준은 스커드-B급 단거리미사일(사거리 300km) 탑재 기준을 적용해 직경 90cm, 탄두 중량 1t 수준이다. 탄두 중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형상으론 소형화에 성공하고도 남는다는 의미다. 정부 소식통은 “통상 핵보유국들은 1차 핵실험 이후 6, 7년 이내에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면서 “북한이 이미 2006년에 1차 핵실험을 한 만큼 핵탄두 소형화와 관련해 상당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북한은 플루토늄 등 핵물질과 내폭 화약, 중성자 발생장치 등이 들어 있는 탄두의 핵심인 핵폭발 장치 외형은 공개하지 않았다. 2016년 북한이 둥근 ‘구’ 형태의 핵폭발 장치를 공개한 만큼 ‘화산-31’ 안에도 비슷한 장치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이 폭발 위력을 극대화한, 미국식 ‘타구(타원형의 구)’ 형태의 핵폭발 장치를 개발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화산-31’ 외형으로 볼 때 타구 형태의 장치가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구 형태 장치에 비해 핵물질 주변에 내폭 화약을 더 많이, 빽빽하게 채울 수 있다”고 전했다. 또 “같은 양의 핵물질을 넣어도 폭발 위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매우 위협적”이라고도 했다.
● 7차 핵실험으로 이어질 가능성
결국 북한이 전술 핵탄두를 다양화하고 더 큰 위력의 핵탄두를 확보하기 위해 7차 핵실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5, 6차 핵실험 전에도 북한은 구 형태와 장구형 핵폭발장치 모형을 공개한 바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