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선수들이 내년 파리 올림픽 참가를 허용할 지에 대한 결정을 미루는 한편으로 출전 자격을 딸 수 있는 길을 열어두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IOC는 산하 스포츠단체들에게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국제 대회 참가를 허용하도록 권고함으로써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개안 자격으로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IOC의 이같은 결정은 두 나라의 올림픽 참가 배제를 강력히 요구해온 미국은 물론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외면한 것이며 지난해까지의 입장을 바꾼 것이다. IOC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거의 모든 종목에서 두 나라 선수와 팀의 국제 대회 참가를 금지시킨 바 있다.
그러나 독일 출신인 바흐 위원장이 두 나라 선수를 받아들이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
바흐 위원장은 화상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기자로부터 입장을 바꾼 이유를 묻는 질문에 두 가지 이유를 댔다. 우선 테니스 등 일부 종목에서 두 나라 선수의 국제대회 참가가 이뤄져 왔고 둘째, 유엔 당국자들이 두 나라 선수를 올림픽에서 배제하는 것이 “심각한 인권침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알렉산드라 잔타키 유엔 문화권리 특별보좌관이 최근 침공에 가담한 군인이라도 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를 허용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을 빚었다.
IOC는 이번 권고에서 군인과 적극적인 전쟁 지지자의 참가를 배제하고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기 등 상징물 사용을 금지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013년 위원장에 당선했을 때 제일 먼저 축하전화를 한 사람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었다고 밝히는 등 러시아에 우호적 입장을 보여왔다.
한편 NYT는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을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세계육상연맹이 두 나라 선수의 국제대회 참가 금지를 무기한 연장했다.
또 지난달 30여개국 장관들이 모여 IOC가 두 나라 선수의 국제대회 참가를 금지하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