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29일 입국 직후 검찰에 체포됐다. 2017년 12월 미국으로 도피한 지 5년 3개월 만이다.
조 전 사령관은 이날 오전 6시 51분경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에게 “수사 받을 입장이니까, 수사 과정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조 전 사령관은 ‘계엄령 문건 작성을 지시하신 바가 있느냐’는 질문에 “계엄 문건 작성의 책임자로서 계엄 문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거기에 대해 책임자로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기 위해서 귀국했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계엄 문건의 본질이 잘 규명되고, 국민이 그동안 많은 의혹을 가졌었는데 의혹이 해소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작년 9월에 귀국 의사를 밝혔다’는 지적에 대해선 “귀국하는 시간적인 여유를 갖느라고 늦었고, 정상적으로 귀국했다고 보시면 되겠다”며 “나머지 문제는 수사를 통해서 밝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른 질문에 대해서도 “수사를 통해서 밝히도록 하겠다”, “사실 그대로를 소명해야 한다”고 답하고 현장을 떠났다.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9월 전역한 뒤 같은 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했다. ‘계엄령 문건 관련 의혹 군·검 합동수사단’이 수사를 진행했지만, 조 전 기무사령관은 신병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소중지됐다.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오전 6시 34분경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조 전 사령관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청사로 압송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