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인도에서 한 노인이 무료급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일찍 온 어르신부터 종이 박스 등에 자기만 알 수 있는 단어를 씁니다. 대부분 자신이 사는 거주지 지역명입니다. 가양동, 상일동, 미아리, 신설동, 의정부, 돈의동, 신곡동, 정릉, 영등포, 창신동, 동대문, 인사동, 신사동, 부평, 문산 등 서울 도심의 가까운 곳부터 경기도까지 다양합니다. ‘이씨’, ‘서씨아줌마’, ‘소금산’, ‘윤박사’ 등 평소 부르는 애칭도 보입니다. 도착 시간인 듯 ‘5:59’라고 적고 ‘여기는 나의 자리’ 라고 쓴 것도 보입니다.
누군가가 이곳의 룰을 박스에 이렇게 적어놨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먹을 것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고물가 시대 한끼 식사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돈이 없어서 끼니를 걱정하시는 분들도 꽤나 많아 보입니다. 하루빨리 물가도 내려가고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올 여름 무더위도 걱정입니다. 어르신들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는 이곳이 딱 ‘땡볕’ 자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