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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금융이해력 높아졌지만…연령·소득·학력 양극화는 여전

입력 | 2023-03-29 12:30:00


국내 금융소비자들의 금융이해력이 소폭 개선됐지만 연령과 소득, 학력 수준에 따라 금융이해력이 떨어지는 양극화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2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만 18~79세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6.5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직전 조사인 2020년 65.1점 대비 소폭 상승한 것이다. 2020년 조사값은 당초 66.8점이었으나 지난해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경제·금융교육에 관한 글로벌 협력기구(INFE)의 점수산출 방법 변경으로 재산출됐다.

금융이해력 점수의 계층 간 격차는 과거에 비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60~70대 노령층,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 고졸 미만의 저학력층의 금융이해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양극화는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점수를 보면 30대가 69.0점으로 가장 높았고 40대 68.9점, 50대 67.0점, 20대 65.8점, 60대 64.4점, 70대 61.1점의 순이었다. 70대의 금융이해력이 2년 전 조사에 비해 6.4점 상승하며 연령별 격차가 일부 축소됐지만 가장 이해력이 높은 30대와의 점수차는 7.9점으로 여전히 격차가 컸다.

소득별 점수는 연소득 기준 7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이 68.7점, 3000만~7000만원의 중소득층이 68.0점, 30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이 63.2점으로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점수차는 5.5점으로 조사됐다.

학력은 대졸 이상 68.7점, 고졸 65.4점, 고졸 미만 59.3점으로 대졸 이상과 고졸 미만 간 점수차가 9.4점에 달했다.

또 우리 국민은 장기 재무계획에 취약하며 전문적인 금융정보에 입각하지 않은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이해력 점수의 여러 세부항목을 보면 장기 재무목표 설정(48.0점), 평소 재무상황 점검(55.7점) 등의 점수가 낮았다. 장기 재무목표가 있다는 비중도 37.7%에 불과했는데 가장 중요한 재무목표는 주택구입(24.8%), 결혼자금(17.4%), 노후대비(15.2%), 교육비(12.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장기 재무목표가 있는 성인의 경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저축(투자)을 선택하는 비율(89.0%)이 매우 높았다. 저축 및 투자 방법으로 정기예금·적금 등(39.5%)보다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상품(90.6%)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세부항목 가운데 정보에 입각한 금융상품 선택 점수도 50.8점으로 전체 금융행위 점수를 크게 밑돌았다.

최근 2년 간 금융상품 또는 서비스를 선택할 경우 상대적으로 친구·가족·지인의 추천(58.4%)에 의존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금융기관 직원이 제공한 정보(46.2%), 전문잡지나 금융상품 애플리케이션 등 전문가가 제공한 정보(42.8%) 등을 선택한 응답 비중을 웃도는 것이다.

금융이해력 점수를 부문별로 보면 금융지식과 금융태도 부문은 직전 조사에 비해 각각 2.3점 상승한 반면 금융행위는 0.3점 오르는데 그쳐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가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고를 때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주는 기본 지식을 의미하는 금융지식 점수는 75.5점으로 조사됐다. 이자 개념(93.8점)에 대한 이해가 가장 높았지만 복리이자 계산(41.4점)에 대한 이해는 낮은 편이었다.

재무계획과 예산관리, 정보에 입각한 금융상품 선택 등 금융 관련 소비자 행위를 의미하는 금융행위 점수는 65.8점이다. 저축활동(97.8점)은 적극적인 반면 재무상황 점검(55.7점), 장기 재무목표 설정(48.0점) 등 재무관리 활동은 매우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소비와 저축, 현재와 미래, 돈의 존재가치 등에 대한 선호도로 저축이나 미래를 선호할 수록 점수가 오르는 경향이 있는 금융태도는 52.4점으로 조사됐다. 현재보다는 미래를 선호하고 소비보다는 저축을 선호하는 태도가 50점을 소폭 상회해 현재의 소비를 다소 희생하더라도 미래에 대비하려는 태도가 미세하게나마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과 한국은행은 전국민 금융이해력 점수가 소폭 상승하고 계층간 격차도 다소 축소됐지만 노령층과 저소득층, 저학력층의 금융이해력이 낮은 만큼 금융·경제교육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청소년 대상의 조기 금융·경제교육 뿐만 아니라 금융의 디지털화와 관련해 저소득층과 노년층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금융 기본교육을 강화키로 했다.

재무상황 점검, 장기 재무목표 설정 등 바람직한 금융행위를 정착시키고 금융상품 선택시 과장광고나 불완전판매 등의 피해를 입지 않게 전문적인 금융정보를 활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