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지아 / 뉴스1
박지아는 대본에 그려지지 않은 미희의 삶의 빈 조각을 채우며 인물을 완성했다. 완전히 몰입해 연기했다던 그는 완성된 ‘더 글로리’에서 동은을 똑바로 마주하기 어려웠다며 인터뷰 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울컥한 표정 너머로 동은을 바라보는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전해졌다. 박지아는 ‘더 글로리’는 배우로서 행복한 작업을 하게 해준 작품이었다고 돌아보며, 앞으로는 다양한 색깔의 인물이 되어 시청자와 만나고 싶다고 했다.
배우 박지아 / 뉴스1
-요즘 ‘더 글로리’의 인기를 실감하나.
▶바로 알아보시더라. 방금도 사진을 찍는데 ‘동은이 엄마 맞죠?’ 하시더라. ‘더 글로리’는 미팅을 하자고 연락을 받고 합류하게 됐다. 나라는 배우를 어떻게 찾아내셨나 싶더라. 제가 들은 건, 김은숙 작가님이 제 드라마를 다 찾아보셨다고 한다. 추천한 여러 배우 중에 한 명이었을 것 같다. 후에 주변 배우들로부터 ‘’더 글로리‘ 오디션 봤었다’라는 연락을 받았다. 배우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은 드라마였다.
▶처음에는 엄마 역할이라는 것 정도만 처음에 알았고, 대본을 보기 전에는 혼자서 밥 차려주고 빨래 해주는 그런 평범한 엄마인가 예상을 해봤다. 그러다 ‘내가 송혜교 엄마구나’하고 대본을 펼쳤는데 이발소 신이더라. 재미있는 캐릭터이구나, 나쁘지 않구나 싶었다. 2부에 없길래 ‘그래 너무 일찍 나와도 재미없지’하면서 계속 보는데 그 뒤로 계속 없다가 8부 대본에 나오더라. 내가 뒤에 어떻게 되는 건가 싶었다. 알콩달콩 집안은 아니구나 싶었다.
배우 박지아 / 뉴스1
▶부담이라고 하면 부담인데 동은 엄마라는 새 고데기를 어떻게 작동을 시켜서 이 드라마의 힘을 유지시키는지가 제 역할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그 부담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캐릭터가 확실해 배우로서 욕심이 났을 것 같다.
▶사실 그동안 참 센 역할을 많이 해서 오히려 편안한 역할은 없을까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런데 이것도 내 몫인 것 같다. 잘 하니까 불러주시겠지 싶었는데 참 나쁜 엄마여서 마음 고생도 했다. 박지아라는 인간으로서는 공감하고 싶지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제가 표현해야 하는 인물이니까 마음속으로 힘들었다.
극중 동은오적과는 조금 다르다. (동은 엄마는) 한 인간의 존재에 대한 고데기인 것이다. 동은이는 열심히 살고 있는데 그 존재 가치에 대한 고데기(가해)를 갖다대는 것이 너무 나쁜 일이지 않나.
▶치료를 받고 나와서 무슨 헛짓거리를 하려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동은이에게 미안함을 갚아나갈 수는 없을까 싶기도 하고. 드라마를 보는데 동은이를 못 보겠더라. 어떻게 저렇게 살까 싶었다. 힘든 상황에서 잘 살아보려고 하는데 너무 안 되는 거다. 차라리 (상대를) 약 올라서 나쁜 짓이라도 하면 모를까. 복수도 그렇게 나이스하게 깔끔하게 하다니, 그렇게 사는 동은이가 너무 마음이 아팠다. 더 생각해보자면 동은 엄마는 동은이가 자신과 너무 달라서 또 싫었을 거다. 너무 바르고 예쁘고 흠 잡을 데 없는 아이가 내 자식이라는 게 기쁘지만 나와 너무 달라서, 내 딸에게 엄마인 내가 큰 흠이어서 괴롭고 상처도 됐을 수 있다고 상상했다. 물론 그럼에도 나쁜 엄마이지만.
-시청자가 정미희를 측은하게 느끼지 않도록 연기했나.
▶극 중 ‘남들이 지우라는 거 낳아줬더니’라는 대사가 나온다. (시청자들이) ‘남편이 버렸나’, ‘동은 엄마가 저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있나’ 생각하게 되면 연민이 생기지 않나. 나는 그런 쓰임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