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황제’로 승승장구한 다이먼 엡스타인에 고객 자격 유지시켜 피해자 입막음용 송금 도운 혐의
2005년부터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를 이끌고 있으며 미 금융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67·사진)가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후 감옥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제프리 엡스타인과 최소 두 차례의 금융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미 CNBC 등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벌써부터 월가에서는 그의 해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정부는 지난해 JP모건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JP모건이 논란이 많은 엡스타인의 고객 자격을 유지해주는 바람에 그가 성범죄 피해자에게 돈을 보내 무마하고, 인신매매를 하는 데도 용이했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다이먼 CEO가 엡스타인을 비호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논란을 인지한 JP모건 측이 당초 다음 달 그를 해임하려 했지만 법정 공방 등으로 올 5월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는 조만간 관련 재판에도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을 포함해 미 11개 금융사가 최근 파산 위기에 시달린 중소형 은행 ‘퍼스트리퍼블릭’에 300억 달러를 지원할 때도 그가 주도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정도다. 18억 달러(약 2조 3400억 원)의 순자산 또한 지녔지만 이번 의혹으로 월가 황제의 이미지는 이미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