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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방일 준비때 실망… 징용해법 늦자 질책도

입력 | 2023-03-30 03:00:00

[국가안보실장 교체]
막역했던 김성한 결국 교체




“원래 기름이 부어져 있던 상황에서 말 그대로 불이 붙은 성냥을 던진 것과 같다.”

정부 관계자는 29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의 사퇴와 관련해 “국가안보실장은 실수 몇 번으로 갑자기 내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4월 한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불거진 실책이 근본적 이유가 아니라 한일 정상회담 과정 등 외교안보 이슈를 다루는 김 전 실장을 지켜본 윤 대통령의 결론이 결국은 ‘교체’로 기울었다는 것. 윤 대통령이 당선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할 당시 사용한 휴대전화가 김 전 실장의 것일 만큼 두 사람은 막역했던 사이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해법안과 관련한 속도를 내기 위해 김 전 실장과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1월 말까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속도를 내라”는 취지의 주문을 내렸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그러나 외교부와 대통령실 간 이견이 있고, 여기에 더해 대통령실 일부 인사를 제외하고는 배상 해법 협상 과정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자 윤 대통령이 두 사람을 질책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 전 실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긴장 관계가 외교안보 라인 쇄신을 가속화했다는 일각의 시선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방일과 강제징용 해법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김 전 실장과 김 1차장 간에 이견이 있었던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김 전 실장은 속도 조절론에 가까웠고, 김 차장은 승부를 보자는 쪽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외교 현안에 대응하는 윤 대통령과 김 전 실장의 대응 방식과 스타일이 다른 점도 있다”며 “학자 출신으로 김 전 실장이 과단성 있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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