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메이브’. 왼쪽부터 마티, 제나, 타이라, 시우. 넷마블에프앤씨
올 1월 시우, 제나, 타이라, 마티 4명으로구성된 아이돌 그룹 ‘메이브’가 데뷔했습니다. 이들의 타이틀곡인 ‘판도라(PANDORA)’는유튜브 조회 수가 2000만 건에 달하며 K-팝 음악을 좋아하는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메이브가 주인공인 웹툰까지 등장해 사랑받고 있을 정도로 말이죠.
그런데 ‘메이브’에는 기존의 K-팝 그룹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특징이 있습니다. ‘메이브’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은 ‘가상인간’으로 구성된 그룹이라는 점입니다. ‘메이브’의 4명은 컴퓨터 그래픽(CG) 기술을활용해 완성된 진짜 같은 ‘가짜 사람’입니다.
그리고 또 놀라운 점은 이 가상인간들을 만들어 낸 곳이 바로 게임사였다는 것입니다. ‘메이브’는 ‘모두의마블’ 등으로 친숙한 넷마블의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의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협업해 선보인 그룹입니다.
게임사들의 꾸준한 가상인간제작 시도
게임사들은 가상인간 제작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먼저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2년 VR(가상현실) 게임 ‘포커스 온유’에등장했던 한유아를 한층 발전시켜 디지털 휴먼으로 선보였습니다. 게임 캐릭터를 넘어 디지털 휴먼으로서좀더 진짜 사람 같은 모습으로 등장했고, YG케이플러스와 전속 계약을 맺고 가수로 데뷔하기도 했죠.스마일게이트의 버추얼 휴먼 한유아 . 스마일게이트
이브이알 스튜디오가 준비 중인 신작 ‘프로젝트TH(무당)’도 주목할만합니다. 이회사는 자체 개발한 3D 스캔 광학장비를 통해, 가상 캐릭터를설계 및 구현하는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TH(무당)’은 이 기술을 활용해 배우 이홍내와 허성태 등이 게임 내 캐릭터로 등장시켰습니다. 앞서 공개된 영상에서 실제로 허성태 배우가 연기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수준의 결과물을 공개하며 많은 관심을받았습니다.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김택진 대표 가상인가. 엔씨소프트
게임사는 왜 가상인간에 투자하나?
그렇다면 게임사들이 이렇게 가상인간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게임 속 캐릭터와 가상인간은 개념적으로는 동일합니다. 캐릭터의표현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사용성 측면으로 본다면 ‘사람형상으로 제작되어 상호작용이 가능한 디지털 데이터’라는 부분이 같기에 개발이 쉽습니다.그리고 최근 버추얼 인플루언서 등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가상인간의활용도가 대폭 증가했습니다. 비싼 몸값을 구가하는 연예인 대신 잘 만든 가상인간을 활용해 게임을 알리고게임 캐릭터로 등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게임을 넘어 영상이나 사진 등에도 적극 활용할 수도 있으니 여러모로 유용합니다.
‘프로젝트TH(무당)’의 허성태 가상인간. 이브이알스튜디오
게다가 앞으로 가상인간은 AI와 결합해 무궁무진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브이알 스튜디오의 관계자는 “가상인간의미래는 AI와 결합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며, 이후로 대화형 AI인 LLM(대규모 언어모델)과결합된 가상인간을 통해 인류가 맺어 본 적 없는 완벽히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