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와 관련해 금융투자상품 투자사기 혐의 등을 받는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3.30/뉴스1
권도형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공동 설립한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가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30일 서울남부지법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12분쯤 남색 양복을 입은 신 전 대표는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남부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 전 대표는 ‘티몬 결제수단 청탁 혐의 인정하나’, ‘영장 재청구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발걸음을 옮기다 ‘폭락 가능성 알고도 발행한 것 맞나’는 질문엔 들리지 않게 웅얼거렸다. 이후 ‘테라 루나 폭락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없나’는 질문에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고 답하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배임),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신 전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신 전 회장에 대한 구속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나올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신 전 대표를 비롯한 초기 투자자와 테라·루나 기술 개발 핵심 인력 등 8명에 대해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넉달 만이다. 당시 법원은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신 전 대표는 2020년 3월 테라·루나 코인을 차이결제시스템에 탑재하겠다고 거짓 홍보해 KT인베스트먼트, 삼성넥스트, SK네트웍스, 한화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약 1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혐의를 받는다.
사업 시작 전 발행한 루나를 보유하고 있다 가격이 폭등하자 매도하는 방식으로 140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 차이코퍼레이션이 보유한 고객정보와 자금을 이용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신 전 대표가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의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 당시 티몬 전 대표 유모씨에게 “테라를 간편 결제 수단으로 도입한다고 홍보해 달라”며 청탁하고 대가로 루나 코인을 제공한 혐의도 추가했다.
검찰에게 신 전 대표는 권도형의 혐의를 입증하고 권도형을 국내 송환하기 위한 중요한 고리다. 검찰은 지난 28일 남부지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주요 공범인 신 전 대표가 한국에 있다”며 “몬테네그로에서 권 대표를 한국에 보내는 게 더 낫겠단 마음을 들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권도형이 한국에 들어오지 않아도 입증이 가능한 범죄사실만 적시했다”며 “충분히 입증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신 전 대표와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된 초기 투자자와 테라·루나 기술 개발 핵심 인력 등 7명에 대해서도 향후 기소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