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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혁신, 새로운 도약

입력 | 2023-03-31 03:00:00

위기극복 총력 나선 기업들
AI-바이오 등 미래산업 강화, 지속가능 경영 위한 발판 준비
질병-빈곤 해결책에도 관심…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주목



게티이미지코리아


늘어나는 인간의 수명과 달리 기업의 수명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85년 기준 61년에서 2027년 기준 12년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전환(DT), 신기술의 발전, 소비자의 수요 등이 너무 빠른 속도로 변하기 때문에 유연하게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에서 길을 찾거나, 본질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미래를 약속한다.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 없이 현재에 안주하기만 하는 기업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경영자, 주주만이 아니라 직원, 소비자, 기업이 속한 사회까지 모든 이해관계자를 고려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기술 혁신이라는 본질로 높은 불확실성을 돌파해 나간다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같은 미래 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R&D)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 있다. 한 해 5억 대가량의 제품을 판매하는 삼성전자는 이 같은 강점을 앞세워 고객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은 AI 글로벌 연구개발 역량 확보와 기반 생태계 구축 지원을 위해 전 세계 7곳에 글로벌 AI 센터를 구축해 기술연구에 나섰다. 또 5G와 6G를 넘어서는 ‘비욘드(Beyond) 5G·6G’ 등의 선행연구를 추진 중이다.

SK그룹은 위기의 경영환경 극복을 위한 ‘SK 경영시스템 2.0’을 구축하고 파이낸셜 스토리를 재구성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며 경영시스템을 단단히 가다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기후변화, 질병, 빈곤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인류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전을 강조했다. SK그룹 계열사들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기반 사업모델 혁신을 지속하고 친환경 사업 분야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울산북부소방서에 ‘재난현장 소방관 회복버스’ 8대를 전달했다. 특수 장착 비용을 포함해 총 52억 원 규모다. 화재 진압이나 재난 구호 활동에 나선 소방관들이 휴식을 취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소방 공무원 복지 향상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사재 출연으로 설립된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2012년부터 순직 및 공상 소방 공무원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11년 동안 연인원 약 2000명의 소방 공무원 자녀가 혜택을 받았다.

LG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A(인공지능)-B(바이오)-C(클린테크)’를 낙점하고 적극 육성 중이다. 기존 주력 사업이 아닌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5년간 3조6000억 원을 투자해 LG AI 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 등을 개발한다. 단순히 AI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LG화학의 신약 개발 등 계열사의 난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데 사용한다. LG화학은 같은 기간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혁신신약 개발에 나선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첨단 바이오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또 바이오 소재, 신재생에너지 산업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등 클린테크 분야에도 1조8000억 원을 5년간 투자한다.

롯데그룹은 모든 상장사 이사회에 설치한 ESG위원회를 통해 체계적인 ESG 경영을 추진 중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도 의무화했다. 롯데지주는 유통·화학 계열사들과 국산 폐페트병 재활용을 체계화한 플라스틱 선순환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폐페트병의 분리배출, 수거, 가공, 재생산까지 모든 과정에 주요 계열사가 참여한다. 롯데홈쇼핑은 경력 단절로 구직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 ‘상생일자리’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한 1∼6기에 참여한 218명 중 156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