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이용해 스토리 구상-편집… 이미지 생성 AI로 다양한 장면 연출 유명 만화가 화풍 이어가기 위해 데이터 진위 판별하는 기술 활용 평생 그린 작품 학습시키기도
어린이과학동아 편집부가 인공지능(AI) 프로그램으로 만든 웹툰. 챗GPT로 이야기를 구성했고 그림도 AI 프로그램이 그렸다.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최근 인공지능(AI)이 만든 그림이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 화제가 됐어요. AI는 이제 웹툰에까지 도전장을 내밀고 있지요! 마감에 지친 만화가들을 돕는 AI부터 만화가의 영생을 돕는 기술까지! 만화가를 꿈꾸는 독자라면 주목!
● 만화가, AI로 영생을 꿈꾸다
일본 만화의 신이라 불린 고 데즈카 오사무 작가(1928∼1989)의 신작 ‘파이돈’이 사후 31년만에 발표됐어요. 후배 작가들과 AI의 협업으로 탄생했다는 소식에 화제가 됐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AI로 영생을 꿈꾸는 작가가 있다는데요?이현세 작가는 지난해부터 AI 프로그램에 자신의 그림체를 이식하는 ‘AI 이현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우주소년 아톰’으로 잘 알려진 데즈카 작가의 파이돈은 AI가 만든 캐릭터와 이야기에 만화가들과 시나리오 작가의 손을 거쳐 30쪽 분량으로 만들어졌어요. 기술을 담당한 일본 게이오대 구리하라 사토시 교수는 “AI가 데즈카 작가의 작품을 학습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고, 130개의 줄거리를 만들었다”고 했어요. 여기엔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기술이 활용됐습니다. GAN은 창과 방패처럼 한쪽은 계속 진짜 같은 가짜 데이터를 만들고, 다른 한쪽은 가짜인지 판단하며 서로 치열한 대결을 벌여요. 이 과정을 반복하면 점점 더 진짜 같은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기술이지요.
● AI와 일하는 만화가를 만나다
어린이과학동아 ‘찬찬의 브레인 스쿨’ 홍승우 작가님, 네이버웹툰 ‘제타’의 하지 작가님. 두 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AI와 함께 작업한다는 사실이지요. 두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 볼래요?―AI로 스토리를 구상하셨다고요.
▼ 홍승우=1월 15일자 찬찬의 브레인 스쿨의 에피소드 ‘냄새 도둑의 등장?’(56화)은 AI 기술을 도입해 완성한 첫 작품이에요. 먼저 스토리는 챗GPT를 이용했어요. 영어로 ‘냄새 도둑에 대해 간략하게 동화를 만들어 줘’라고 명령을 내리자 단 몇 초 만에 스토리가 완성됐어요. 좀 더 복잡하고 극적인 요소를 넣어달라고 요청하니 진화된 스토리가 나왔죠.
―이미지에는 AI를 어떻게 활용하셨나요.
▼ 홍승우=만화에는 컷마다 다양한 배경이 삽입돼요. 이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면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해요. 그래서 GAN을 기반으로 한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에 ‘만화 스타일, 동화 나라, 언덕 위의 꽃, 향기’ 같은 키워드를 넣어 배경을 뽑아냈어요. 어린이수학동아 1월 15일자의 에피소드 ‘단서를 찾아라’(42화) 속 쓰레기통 로봇의 캐릭터 디자인도 미드저니의 도움을 받았답니다.
● ‘똥손’ 기자도 AI로 웹툰 작가 도전
AI가 그린 그림. 인간 화가가 그린 그림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표현이 뛰어나다. 어린이과학동아 제공
먼저 웹툰 스토리는 챗GPT로 구성했어요. “흑마법사에 대한 동화를 만들어 줘” “공주가 어떻게 해결책을 찾았는지 자세히 설명해 줘” 등 요구 사항을 입력하고, 추가 질문으로 스토리의 완결성을 높였어요. 그 다음은 이미지 작업. 미드저니로 이미지를 만들어 냈지요. 미드저니 서비스에 접속한 뒤 만들고 싶은 그림을 영어로 입력했어요. “공주가 약초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 판타지 스타일” 식으로 말이지요. 마지막으로 추가 이미지를 넣거나 말풍선을 삽입해 완성했어요. 그 결과, 짜잔! 우리가 만든 ‘공주와 사악한 마법사’ 어때요? 멋진가요?
이혜란 어린이과학동아 기자 r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