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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내 아이 키워 주는 세상보다 내가 키울 수 있는 세상”

입력 | 2023-03-31 03:00:00

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해마다 뚝뚝 떨어지는 출산율을 보면 요즘 젊은 세대는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동아일보가 정부 청년자문단 40명을 포함해 20, 30대 60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이들이 낳고 싶어 하는 자녀 수는 평균 1.22명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이 24∼49세 미혼 남녀 2000명에게 이상적인 자녀 수를 물었을 때도 1.96명이라는 답이 나왔다. 상당수 젊은이들이 아이를 낳고 싶은데 못 낳는다는 뜻으로 정부가 여건을 마련해주면 0.78명인 합계출산율을 끌어올릴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들이 출산율을 좌우하는 핵심 정책으로 꼽은 것은 일과 가정 양립 지원이다. ‘낳기만 하면 국가가 키워 준다’는 식의 보육 지원이 아니라 일을 하면서도 ‘내 아이는 내가 직접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대표적인 일·가정 양립 지원 정책인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낮다. 마음 편히 쓸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출생아 100명당 육아휴직 사용자는 29명밖에 안 된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 역시 눈치가 보여 쓰지 못한다고 한다. 이번 조사에서 나온 제안대로 아이 키우기 좋은 회사 인증제도를 도입해 인증받은 회사에 법인세 감면 등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다자녀 가구 지원이다. 지난해 출생아 가운데 63%가 첫째 아이일 정도로 아이 둘 낳는 집도 드물다. 그런데 다자녀 지원은 3자녀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혜택을 보는 가구가 극히 적은 실정이다. 신혼부부 주택 전세자금 저금리 대출 기준을 부부 합산 연소득 6000만 원 이하로 설정한 것도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인 현실과 거리가 멀다. 높은 집값이 저출산의 주요 요인임을 감안하면 주거 지원 허들을 낮출 필요가 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이었다. 현재 20대 여성 약 23만 명이 지금의 출산율대로 낳을 경우 한 해 출생아 수는 15만∼16만 명으로 줄어들어 10년 안에 10만 명이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출산율 2명 시대에 맞춰져 있는 사회 시스템을 구조조정하되, 아이 낳아 내 품에서 키우고 싶어 하는 청년들은 최대한 도와야 한다.

동아일보 3월 27일 자 사설 정리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1. 윗글을 읽고 보일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젊은이들은 아이를 낳기만 하면 국가가 대신 키워주는 환경을 원해.
②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제도가 있어도 마음 편히 못 쓰는 사람도 있어.
③ 출산율 2명 시대에 맞춰져 있는 저출산 정책들을 수정할 필요가 있어.


2. 다음 중 한국의 저출산 상황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을 고르세요.

① 젊은 세대 중 열에 아홉은 출산 자체를 기피한다.
② 아이를 낳더라도 한 명만 낳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③ 높은 집값은 저출산의 주요 요인이 아니다.

김재성 동아이지에듀 기자 kimjs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