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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치면 아드레날린이 나와 스트레스 한 방에 날려요”[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입력 | 2023-03-31 03:00:00

배우 전노민 씨가 테니스 백핸드 발리로 볼을 넘기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야구를 즐겼고 배우가 된 뒤 다양한 스포츠를 섭렵하던 그는 7년 전 테니스에 입문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잠잠해지면서 다시 테니스에 집중하며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양종구 기자


요즘 KBS2 TV 드라마 ‘오아시스’에서 열연을 하고 있는 배우 전노민 씨(57)의 어릴 적 꿈은 야구선수였다. 지금은 미국 메이저리그 ‘괴물 투수’ 류현진(토론토)이 나온 학교로 알려진 야구 명문 인천 창영초교를 다녀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선수를 하지는 못했다. 친구들과 매일 야구를 하는 게 일과일 정도로 빠져 지냈고, 중학교 졸업을 앞두곤 야구 명문고를 찾아다니며 ‘선수를 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였다. 그는 “감독님들이 ‘지금 있는 선수로도 차고 넘친다’며 거절했다”고 회상했다. 고교, 대학 시절에도 야구는 ‘최애(最愛) 스포츠’였고 배우가 돼서도 연예인 야구단에서 지금까지 유격수를 보고 있다. 그런 그가 최근엔 테니스에 빠져 지내고 있다.

“약 7년 전에 서울 잠원동 테니스 동호회 회원들의 권유로 테니스를 치기 시작했는데 운동량도 많고 기술을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그런데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데다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공부하느라 잊고 살았죠. 올해 초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님이 ‘운동 안 할 거야?’라고 해 본격적으로 치게 됐습니다.”

마침 운동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을 때였다. 연기와 공부에만 집중하느라 운동을 하지 않았더니 건강검진 결과 각종 성인병 지수가 높아졌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사회인 야구도 다시 시작하는 등 운동에 시동을 걸고 있을 때였다. 전 씨는 “테니스를 치면 바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날아간다. 피곤하거나 몸이 처졌을 때 테니스를 치면 아드레날린이 나와 기분이 좋아진다. 내 몸과 정신 상태가 테니스 치기 전과 후에 180도 달라진다”고 했다.

전 씨는 테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 6개월간 개인 교습을 받는 등 제대로 배웠다. 그는 “어떤 스포츠든 자세가 좋아야 실력도 발휘된다”고 했다. 주 전 회장은 “짧은 기간 배운 것에 비하면 참 폼이 좋다”고 했다. 전 씨는 주 전 회장이 서울 송파구에 만든 JW테니스코트에서 시간 날 때 테니스를 치고 있다. 주 전 회장은 “백핸드 포핸드 스트로크는 물론이고 서비스까지 폼이 안정돼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 전 씨는 연예인 중 대표적인 스포츠 마니아다. 헬스는 기본이고 야구를 비롯해 승마, 사이클, 골프, 테니스 등 몸을 움직일 수 있으면 거의 다 했다. 그리고 어떤 스포츠를 하든 ‘실력자’란 평가를 받는다.

“이런 일이 있었어요. 배우가 된 뒤 연예인 야구단에 들어가 처음 경기를 했는데 이휘재 정준하 등 후배들이 ‘형 선출(선수 출신) 아냐?’라고 하는 거예요. 참 나, 선수를 했으면 끝까지 했죠. 뭐 솔직히 지금도 후배들에게 유격수 자리를 물려주려고 하는데…. 이젠 후배들이 ‘아직 형 자리 채울 선수가 없다’고 하네요.”

전 씨는 주말에 촬영 스케줄이 없으면 사회인 야구리그에 나가고 있다. 촬영을 하게 되면 밤낮이 없어 주기적으로 참여하진 못하지만 함께 운동하며 선후배들과 어우러지는 시간을 즐긴다. 그는 인천 출신이지만 대전을 연고로 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홍보대사를 15년 넘게 하고 있다. 그는 “야구를 좋아해 한화의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나중에 중학교(상인천중) 후배로 인천 연고인 SK의 코치를 한 김경기가 ‘형 이래도 돼?’라고 해서 ‘SK는 요청이 없었다’고 했다. 어느 구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떡하든 야구 발전에 기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프로야구단 코치와 프런트 등이 참여한 야구대회에 나가서 최우수선수(MVP)상을 받기도 했다.

전 씨는 틈만 나면 몸을 움직인다. 지방 및 해외 촬영 때도 잠시 쉬는 시간에도 주변을 돌아다닌다. 그는 “국내 촬영지 인근 전통시장은 거의 다 돌아다녔다. 쉬는 것보다 몸을 움직여야 다음 촬영에 집중할 수 있다. 촬영으로 몸이 녹초가 됐을 때도 쉬는 것보다는 운동을 했을 때 오히려 피로가 날아간다”고 했다.

전 씨는 요즘 테니스에 집중하지만 걷고 달리고 사이클도 탄다. 그는 “운동을 안 하면 몸이 망가진다는 것을 느낀 뒤엔 생활 속에서 몸을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오래 사는 것을 떠나서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삶 자체가 짜증이 난다. 건강해야 사는 것도 즐겁다”며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