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 본보 ‘표류’ 시리즈에 독자들 공감 쏟아져 “대낮에도 환자 떠도는 현실… 믿기지 않아” 시리즈 보도 중에도 대구 10대 여학생 사망 “무기력한 응급의료체계 개선 시급” 한목소리
● 일상 속 위험 된 ‘표류’
1회 ‘서울 한복판서 응급실 찾아 ‘표류’’ 기사(본보 28일자 A1·2·3면)가 보도되자 시아버지가 표류한 경험을 담은 댓글이 많은 공감을 받았다. 이 글을 남긴 누리꾼(Drea***)은 “진짜 환자를 수용할 공간이 없었던 건지, 받아줄 의사가 없었던 건지 모르겠는데…”라는 말도 덧붙였다.
의료 강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한 독자(sotf****)는 “(기사에 나오는) 시간대를 보면 심야나 새벽이 아니다. 전부 평범한 낮 업무시간이다. 근데도 ‘표류’가 일어났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안전한가”라고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반면 환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119구급대원들과 의료진에게 감사한다는 반응도 많았다. “임산부 시절 구급차에서 떠돌다 겨우 응급실 들어갔는데 산부인과 선생님이 없으셔서 4시간 뒤에 진료 봤었네요. 열나면 안 받아준다고 손선풍기로 체온조절 해주신 구급대원분들 잊지 못해요.”(화서콩**)
● 이 순간에도 표류…표류 중 10대 사망 사고
‘표류’ 시리즈가 보도되는 중에도 응급환자들의 표류는 계속되고 있다. 19일 오후 2시 15분경 대구 북구에서 4층 높이 건물에서 추락한 17세 여학생이 구급차에 실려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니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도심을 2시간 동안 전전하며 대학병원을 포함한 7개 병원의 응급실 문을 두드렸지만 받아주는 병원은 없었다. “병상이 모두 차 있다”거나 “의사가 없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동아일보가 보도한 ‘표류’ 현장의 이준규 군(13), 박종열 씨(39)의 사연과 다를 바 없다. 이 여학생은 오후 4시 54분경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A병원으로 이송하던 중에 결국 숨졌다.
▶‘표류: 생사의 경계에서 떠돌다’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