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통령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가 31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5·18유족, 피해자와의 만남’ 행사에서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하고 있다. 2023.3.31/뉴스1
전 씨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5·18유족, 피해자와의 만남’의 자리에서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었다. 살면서 저의 추악한 마음 때문에 한번도 인정하지 못했던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 김길자 씨, 총상 피해자 김태수 씨, 폭행 구금 피해자 김관 씨 등이 참석했다.
이어 “저희 할아버지 전두환 씨는 5·18 앞에서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다.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정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제강점기부터 너무나 많은 희생과 아픔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두환 씨는 민주주의 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고 역행했다”고 했다.
전 씨는 “군부독재 속에서 두려움 속에서 그것을 이겨내고 용기로 군부독재에 맞섰던 광주시민 여러분들은 영웅이고 우리나라의 소금이신 모든 분들을 오히려 더 고통 속에 있게 하고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 또한 너무 추악한 죄인이다. 그들이 죄를 짓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저에게 피해가 갈까봐 외면하고 있었다”며 “그런 저를 오히려 광주시민 여러분께서 따뜻한 마음으로 맞아주시고 저를 사람으로 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울먹였다.
전 대통령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가 31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사죄 기자회견을 마치고 5·18 유가족에게 큰절을 올리고 있다. 2023.3.31/뉴스1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전 씨는 오월어머니들 쪽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며 눈물로 사과 했다. 자리에 있던 유가족들은 전 씨를 일으켜주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전 씨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5·18기념공원 내에 위치한 추모승화공간을 방문한다.
이후 오전 11시30분경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영령들에 참배할 계획이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