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의 예산 심사권을 대폭 강화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뺏기 위한 ‘예산완박(예산편성권 완전 박탈)’법을 또 들고 나왔다”고 반발했다.
장철민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1명은 31일 정부가 예산안 총액과 지출한도(각 부서에 할애된 예산 한도) 등을 국회에 상세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국회 예결위에 예산안 총액과 지출한도를 제출해야 한다. 예결위는 이를 토대로 각 부처에 예산이 제대로 할당됐는지를 심사한 뒤 적절한 지출한도를 설정해 각 상임위원회로 회부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예결위원장은 민주당 소속인 우원식 의원이 맡고 있다. 개정안 통과시 민주당의 내년 예산안 심사·의결 권한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민주당 맹성규 의원도 국회 예결위가 재정총량과 지출한도를 심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헌법상 예산편성 권한은 정부에 있고 심사확정은 국회에서 하도록 돼 있다”며 “편성 자체에 국회가 관여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