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자 진술 확보… 수사 속도 “朴측근 양재식이 실무회의 주재 정영학 등에 SH공사 담당자 소개”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우리은행 컨소시엄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청탁을 받은 것 외에 대장동 부지 수용 절차에도 도움을 준 정황을 파악해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같은 청탁을 들어주는 대신 박 전 특검 측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200억 원 상당의 상가 부지와 건물 등을 요구해 약속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박 전 특검의 최측근인 양재식 전 특검보가 2014년 11월 토지 수용 절차와 관련해 대장동 일당에게 도움을 주고 실무 회의를 주재하는 등 깊숙이 관여했으며 그 대가가 200억 원 상당의 부동산 제공 약속에 포함돼 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 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은 토지 수용 절차를 잘 아는 전문가 조언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양 전 특검보는 이 분야를 잘 아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토지 수용 담당자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양 전 특검보와 정영학 회계사, SH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 전 특검보 사무실에서 실무 회의가 여러 차례 열렸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 전 특검은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며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하거나 금융 알선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약속한 사실이 결코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양 전 특검보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