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코로나 시국이 끝난 뒤 맞이한 노마스크 첫 봄.
4년을 기다린 상춘객이나 축제를 준비하는 지자체 모두 단단히 별렀던 봄이었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돌발 변수가 될 줄이야….
마음 급해진 상춘객들은 축제 공식 일정과 상관없이 지난 주말 ‘셀프 벚꽃런’을 했습니다.
당초 개막을 4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서울 여의도 벚꽃축제에 1일 무려 50여만명의 인파가 다녀갔습니다. 지자체 또한 교통통제나 안전관리 계획을 이틀 앞당겼습니다.
3일 서울 한낮 기온은 27℃. 봄이라고 하기엔 더운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100년 전 1923년 서울 벚꽃 개화일은 4월 24일이었지만 올해는 무려 한 달이나 빠른 3월 25일이라고 합니다. 이번 봄은 거짓말처럼 만우절 날 왔다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앞으로도 봄 편지가 점점 더 빨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꽃에 의존해 살아가는 곤충들에겐 당황을 넘어 생존에 가까운 문제인데 이른 개화로 인해 꿀벌의 폐사, 조류 수의 감소 등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나무에 열매를 맺을 수 없게 되는 등 환경전문가들은 이른 봄을 보며 생태계에 혼란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올봄은 이렇게 기쁨과 걱정이 교차되며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개막 전날 벚꽃엔딩?” 3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를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벌써 낙화 하며 흩날리는 벚꽃잎 사이를 걷고 있다. 뉴스1
“축제 내일인데 벚꽃 우수수” 3일 서울 여의도 윤중로 모습. 뉴스1
“이미 떨어진 벚꽃들” 뉴스1
“셀프 벚꽃런 인파” 주말인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서로 벚꽃길 찾은 시민들이 만개한 벚꽃을 보며 봄을 만끽하고 있다. 영등포구는 이곳에서 4일부터 9일까지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를 개최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벌써 초록잎으로 물드는 석촌호수”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모습. 벚꽃이 지고 푸른잎으로 갈아입고 있다. 뉴스1
“4년만에 열린 진해 군항제” 24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역 벚꽃길 일대를 찾은 시민들이 만개한 벚꽃을 구경하고 있다. 창원=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동아일보 사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