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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팰리스 vs 헬리오시티, 용적률 어디가 높을까 [부동산 빨간펜]

입력 | 2023-04-04 03:00:00

용적률은 ‘수직적 건축밀도’
올리면 같은 땅에 더 높이 건축
9500채 헬리오시티 용적률
1300채 타워팰리스의 3분의 1




요즘 1기 신도시 재건축에 관심 갖는 분들 많으시죠? 정부가 최근 대략적인 내용을 공개한 1기 신도시 특별법도 화제입니다. 경기 분당, 일산, 중동, 평촌, 산본 등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때 공원을 더 짓거나 공공분양 물량을 더 넣는 등의 공공성을 갖추면 현재 평균 200% 안팎인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허용해주겠다고 해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용적률이 높아지면 더 많은 집을 지을 수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 한번 알아볼까요?




Q. 용적률이 뭔가요?

“용적률은 대지 면적에 대한 모든 건축물의 연면적 비율입니다. 대지면적은 건축물이 들어선 땅 면적을, 연면적은 건축물 각 층의 바닥면적을 모두 더한 값입니다. 예를 들어, 대지면적이 400㎡인 땅에 200㎡짜리 2층 건물 1동이 들어섰다면 건물 바닥면적(200㎡+200㎡=400㎡)과 대지면적의 비율, 즉 용적률은 100%가 됩니다. 이 때문에 용적률은 ‘수직적 건축밀도’로 부르기도 합니다.

실제 예를 들어봅시다. 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 1차(최고 66층, 4개 동, 1297채)와 송파구 헬리오시티(최고 35층, 84개 동, 9510채) 중 어느 쪽이 더 ‘고밀 개발’됐을까요?

둘의 대지면적은 각각 3만3696㎡, 34만6570㎡로 헬리오시티가 10배 이상 넓습니다. 헬리오시티는 여기에 공원 등 대규모 녹지(12만7000㎡)까지 있죠. 연면적은 각각 45만7994㎡, 156만3335㎡로 3.4배 정도 차이 납니다.

아파트 발코니 면적(1.5m 이내 확장)처럼 용적률을 계산할 때 제외하는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타워팰리스 1차의 용적률은 919.65%, 헬리오시티의 용적률은 285.98%입니다. 가구 수 자체는 헬리오시티가 훨씬 많지만 용적률로 보면 타워팰리스 1차가 헬리오시티보다 더 고밀 개발된 곳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Q. 아파트 단지가 쾌적한지 알려주는 지표는 없나요?

“이때 사용하는 개념이 건폐율입니다. 대지면적에서 건축물이 차지하는 비율이라는 뜻이죠. 대지면적 1000㎡에 건축면적이 400㎡인 건축물 한 동이 있다면 건폐율은 40%가 됩니다. 건축면적은 건물 외벽이나 기둥 중심선으로 둘러싸인 부분으로 보통 건축물 1층 면적입니다. 건폐율에서 제외된 공간은 도로, 공원 등으로 활용하게 되겠죠.

건폐율은 대지에서 건축물이 차지하는 면적을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해 여유 공지를 확보하는 도구입니다. 평면적인 과밀화를 막아 일조·채광·통풍 등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죠. 참고로 타워팰리스 1차와 헬리오시티의 건폐율은 각각 49.93%, 19%입니다.”

Q. 그럼 재건축 단지들은 왜 용적률을 높여달라고 요구하는 건가요?

“한마디로 같은 땅 면적에 더 많은 집을 짓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1기 신도시의 평균 용적률은 169%에서 226% 수준입니다. 만약 이 용적률을 2배 이상인 500%로 높여주면 다른 기반 시설이나 경관, 건폐율에 대한 고려 없이 얘기했을 때 15층 아파트를 30층 이상으로도 지을 수 있게 됩니다. 그만큼 사업성이 좋아지는 것이죠.

하지만 용적률 인센티브를 많이 받는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같은 땅에 지나치게 많은 집을 지어 과밀 개발되면 오히려 생활환경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늘어난 가구 수에 따라 학교, 하수 처리, 교통 등 기반 시설 설치비용도 공공이 부담해야 하고요.

이 때문에 통상 용적률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그만큼 공원, 공공청사 등으로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일정 수준 이상의 용적률 상향 혜택을 받으면 증가한 용적률의 절반은 분양으로, 나머지 절반은 임대주택으로 공급합니다.”

Q. 너도나도 올려달라고 하는데 그냥 규제를 없애면 안 되나요?

“최근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용적률이라는 단어 역시 널리 알려졌죠. 동시에 ‘용적률 확대=수익 증가’라는 인식이 퍼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땅에는 제한이 있고, 땅이 수용할 수 있는 인구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각자의 필요대로 땅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여러 수단을 동원하게 됩니다. 공공이 땅마다 용도를 정하고 그에 맞는 건폐율과 용적률 규제를 두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일반 상품처럼 계속 생산해낼 수 없는 땅의 본질적인 특성을 고려하면 이런 규제는 어느 정도는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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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