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은 ‘수직적 건축밀도’ 올리면 같은 땅에 더 높이 건축 9500채 헬리오시티 용적률 1300채 타워팰리스의 3분의 1
요즘 1기 신도시 재건축에 관심 갖는 분들 많으시죠? 정부가 최근 대략적인 내용을 공개한 1기 신도시 특별법도 화제입니다. 경기 분당, 일산, 중동, 평촌, 산본 등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때 공원을 더 짓거나 공공분양 물량을 더 넣는 등의 공공성을 갖추면 현재 평균 200% 안팎인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허용해주겠다고 해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용적률이 높아지면 더 많은 집을 지을 수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 한번 알아볼까요?
Q. 용적률이 뭔가요?
“용적률은 대지 면적에 대한 모든 건축물의 연면적 비율입니다. 대지면적은 건축물이 들어선 땅 면적을, 연면적은 건축물 각 층의 바닥면적을 모두 더한 값입니다. 예를 들어, 대지면적이 400㎡인 땅에 200㎡짜리 2층 건물 1동이 들어섰다면 건물 바닥면적(200㎡+200㎡=400㎡)과 대지면적의 비율, 즉 용적률은 100%가 됩니다. 이 때문에 용적률은 ‘수직적 건축밀도’로 부르기도 합니다.
둘의 대지면적은 각각 3만3696㎡, 34만6570㎡로 헬리오시티가 10배 이상 넓습니다. 헬리오시티는 여기에 공원 등 대규모 녹지(12만7000㎡)까지 있죠. 연면적은 각각 45만7994㎡, 156만3335㎡로 3.4배 정도 차이 납니다.
아파트 발코니 면적(1.5m 이내 확장)처럼 용적률을 계산할 때 제외하는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타워팰리스 1차의 용적률은 919.65%, 헬리오시티의 용적률은 285.98%입니다. 가구 수 자체는 헬리오시티가 훨씬 많지만 용적률로 보면 타워팰리스 1차가 헬리오시티보다 더 고밀 개발된 곳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Q. 아파트 단지가 쾌적한지 알려주는 지표는 없나요?
“이때 사용하는 개념이 건폐율입니다. 대지면적에서 건축물이 차지하는 비율이라는 뜻이죠. 대지면적 1000㎡에 건축면적이 400㎡인 건축물 한 동이 있다면 건폐율은 40%가 됩니다. 건축면적은 건물 외벽이나 기둥 중심선으로 둘러싸인 부분으로 보통 건축물 1층 면적입니다. 건폐율에서 제외된 공간은 도로, 공원 등으로 활용하게 되겠죠.
Q. 그럼 재건축 단지들은 왜 용적률을 높여달라고 요구하는 건가요?
“한마디로 같은 땅 면적에 더 많은 집을 짓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1기 신도시의 평균 용적률은 169%에서 226% 수준입니다. 만약 이 용적률을 2배 이상인 500%로 높여주면 다른 기반 시설이나 경관, 건폐율에 대한 고려 없이 얘기했을 때 15층 아파트를 30층 이상으로도 지을 수 있게 됩니다. 그만큼 사업성이 좋아지는 것이죠.
하지만 용적률 인센티브를 많이 받는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같은 땅에 지나치게 많은 집을 지어 과밀 개발되면 오히려 생활환경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늘어난 가구 수에 따라 학교, 하수 처리, 교통 등 기반 시설 설치비용도 공공이 부담해야 하고요.
이 때문에 통상 용적률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그만큼 공원, 공공청사 등으로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일정 수준 이상의 용적률 상향 혜택을 받으면 증가한 용적률의 절반은 분양으로, 나머지 절반은 임대주택으로 공급합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용적률이라는 단어 역시 널리 알려졌죠. 동시에 ‘용적률 확대=수익 증가’라는 인식이 퍼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땅에는 제한이 있고, 땅이 수용할 수 있는 인구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각자의 필요대로 땅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여러 수단을 동원하게 됩니다. 공공이 땅마다 용도를 정하고 그에 맞는 건폐율과 용적률 규제를 두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일반 상품처럼 계속 생산해낼 수 없는 땅의 본질적인 특성을 고려하면 이런 규제는 어느 정도는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