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기구 ‘글로벌 펀드’ 피터 샌즈 총장 인터뷰
피터 샌즈 글로벌 펀드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스위스 제네바 ‘글로벌 헬스 캠퍼스’에서 한국 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제 보건 분야에서 한국의 리더십이 더욱 큰 의미를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펀드 제공
“한국은 국제 보건 분야에서 중요한 ‘리더’ 역할을 맡게 됐다. 정치적 리더십과 재정적 지원, 혁신적인 제품 공급을 통해 다방면으로 기여하고 있다.”
글로벌 펀드는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결핵, 말라리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퇴치 활동을 벌이는 국제 비영리기구다. 2002년 설립돼 누적 지원 금액이 554억 달러(약 72조9000억 원)에 이른다. 이 단체 피터 샌즈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스위스 제네바 ‘글로벌 헬스 캠퍼스’에서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를 갖고 국제 보건 분야 리더로서 한국의 역할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서 열린 제 7차 지원금 약정 회의에서 글로벌 펀드에 향후 3년 간(2023~2025년) 1억 달러(약 1316억 원)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지원 금액을 직전 3년(2020~2022년) 2500만 달러(약 329억 원) 대비 4배로 늘려 공여금 증가 비율이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높았다. 공여 기여금 순위도 직전 3년 공여국 중 20위에서 이번엔 뛰어올랐다. 샌즈 사무총장은 “지난해 9월 뉴욕서 열린 제7차 지원금 약정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눈에 띄는 증액’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며 “윤 대통령도 국제 보건에서 한국이 더 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피터 샌즈 글로벌 펀드 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 스위스 제네바 ‘글로벌 헬스 캠퍼스’에서 한국 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글로벌 펀드 제공
글로벌 펀드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에 제공된 결핵 대응 원조의 76%가 글로벌 펀드를 통해 이뤄졌다. 말라리아와 HIV 대응 원조도 각각 63%, 30%를 글로벌 펀드가 수행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엔 저개발 국가의 팬데믹 대응도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 펀드는 지난 21년간의 활동을 통해 5000만 명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北, 결핵-말라리아 퇴치자금 지원 요청하길”
北에 2010년부터 1579억 지원
코로나 사태 이후 차질 빚어져
북한 또한 글로벌 펀드의 지원을 받는 수혜국 중 하나다. 글로벌 펀드는 북한 내 결핵과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2010년부터 누적 1억2000만 달러(약 1579억 원)를 투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이후엔 지원에 차질을 빚고 있다. 샌즈 사무총장은 “북한에서 다양한 규제를 하고 있어서 프로그램 집행에 제약이 있었고, 특히 의약품 전달에 어려움을 겪어 이 부분에 대해 북한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샌즈 사무총장은 “2023~2025년에도 북한에 4020만 달러(약 529억 원)를 할당해둔 상태”라며 “북한 정부가 이 자금 지원을 요청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주민들의 보건 향상을 위해 꼭 신청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제네바=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