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우유값] 유럽산 멸균우유 국산의 반값 수준 “사료값 낮추고 제품 경쟁력 높여야”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이르면 2026년부터 유제품 완전 개방이 시작되면 국내 우유업계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우유업계 등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산 유제품(우유와 크림) 관세는 폐지된다. 미국산의 경우 올해 적용되는 관세가 7.2%이지만 내년에 4.8%, 2025년 2.4% 등 단계적으로 낮아지며 2026년 0%가 된다. EU산 유제품 역시 올해 9.0%인 관세가 매년 순차적으로 낮아져 2026년 아예 사라진다.
이미 가공유는 외국산이 낮아 수입량은 급증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 유제품 총수입량은 2019년 95만8400t에서 지난해 153만4900t까지 늘었다. 상온에서 보관 가능한 멸균우유 등은 유통기한이 긴 데다 국산 우유보다 저렴해 1인 가구 수요가 높다. 특히 폴란드 등 유럽 멸균우유는 관세가 붙어도 1L에 1500원으로 국산 우유의 반값에 그친다. 윤성식 연세대 생명과학기술학부 명예교수는 “국산 우유가 수입 우유에 비해 품질 경쟁력이 낮다면 값싼 수입 우유에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신선도가 중요한 생치즈 등 새로운 유제품을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신선도가 중요한 부라타치즈 등 생치즈는 국산 원유로 만들면 경쟁력이 충분해 투자를 늘려 우유 산업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