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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생활한 사람 세탁 금지”…무인세탁방, 분노의 현수막

입력 | 2023-04-04 11:04:00


코인세탁방 점주가 걸어놓은 현수막. 온라인 커뮤니티 엠엘비파크 캡처


인천의 한 무인 빨래방 점주가 공용 세탁기에 동물의 털이나 분비물이 잔뜩 묻은 물건을 세탁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경고 현수막을 붙여 화제다.

3일 엠엘비파크 등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캣맘카페 회원들을 거부하는 무인세탁소 사장님’이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해당글에는 무인 빨래방 점주가 내부에 붙여놓은 현수막 사진이 있었다. 현수막엔 ‘개XX, 고양이 함께 생활하는 분 세탁 금지! 장사 안 해도 됨. 집에서 빨라고… 더러워’라고 적혀있었다. 이외에도 ‘청결 유지 고집. 다른 분들 피해봄’이라며 ‘OO카페 회원, 세탁하다 걸리면 XX나’라는 경고 문구도 있었다.

글에는 ‘재개발구역의 길천사들’ 등의 제목으로 이른바 ‘캣맘(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 카페’에 올라온 게시물을 캡처한 사진도 공유됐다.

사진에는 캣맘으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제가 이불을 가져다가 깔아줬다. 표면이 울퉁불퉁해서 불편할 것 같았다”며 “저렇게 해주면 바닥이 푹신해서 일광욕도 할 수 있지 않으냐”고 쓴 글이 있었다. 그러면서 무인 세탁소 사진과 함께 “좋은 세상이다. 빨래하기 귀찮으면 여기 집어넣고 코인만 넣어주면 건조까지 다 되니 한 번 털어서 입으면 된다. 나 같은 싱글한테 좋은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캣맘 카페 회원들의 코인세탁방 이용 반응. 온라인 커뮤니티 엠엘비파크 캡처


전체 글을 작성한 A 씨는 무인세탁방 점주가 경고 현수막을 붙인 이유에 대해 “길거리에서 방목사육하는 야생고양이들에게 천을 깔아주고 무인세탁소방에 집어넣는 캣맘들 때문”이라며 “저 고양이들이 도심지에서 사는 곳은 하수구 등 시궁창이고 벼룩, 링웜 등 역병을 묻히고 다닌다”라고 추론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대다수 누리꾼들은 “공용 세탁기인데 공사장 바닥에 놓았던 빨래를 돌리는 건 불쾌하다”, “털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이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인 반면 “돈을 지불하고 이용한 것인데 무엇이 문제냐”, “사람 속옷도 애벌빨래 안 하고 그냥 돌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응도 나왔다.

또 다른 누리꾼은 “동물 털을 털어내지 않고 세탁기를 사용하면 세탁기가 고장날 가능성이 크다”며 “세탁기가 고장나면 수리하는데 며칠이 걸려 경제적 손해는 그대로 점주 몫이 된다. 저런 현수막을 붙여놓는것도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