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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제주항공, 1분기 여객수 아시아나항공 턱밑 까지 추격

입력 | 2023-04-04 11:57:00

티웨이항공 LCC 2위 등극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1분기(1~3월) 국내·국제선 여객 운송 실적에서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에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일본과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 여행객이 몰린 반면, 중국과 유럽 노선 등에선 여객 수요 회복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330-300 대형기를 도입한 티웨이항공이 진에어를 제치고 LCC 중 여객 수송 2위에 오르는 등 항공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23년 1분기 항공사별 여객 운송량
(단위 : 명, 유상 및 환승 승객)
항공사
국내
국제
총합
대한항공
148만1511
271만8141
419만9652
아시아나항공
121만2380
172만9422
294만1802
제주항공
127만3029
166만2517
293만5546
티웨이항공
118만3595
123만6021
241만9616
진에어
115만5374
123만9278
239만4652
에어부산
108만6058
75만8476
184만4534
에어서울
24만4577
32만9989
57만4566
에어프레미아
-
12만3668
12만3668
플라이강원
7만918
4만1480
11만2398
에어로케이
9만5013
-
9만5013
이스타항공
2만4287
-
2만4287
자료 : 국토교통부
*1~2월은 확정, 3월 통계치는 일부 수정될 수 있음
4일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 121만2380명, 국제선 172만9422명 등 총 294만1802명의 여객 수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127만3029명, 국제선 166만2517명 등 총 293만5546명을 실어 날랐다. 전체 여객 수를 보면 불과 6000여 명 차이다. 국내 실적은 제주항공이 오히려 아시아나를 앞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1분기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의 격차는 160만 명 정도였는데 이 격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제주항공 항공기

이는 항공사가 집중하고 있는 노선에 따라 성적이 엇갈린 탓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전통적으로 중국 노선이 강했다. 그러나 중국은 코로나19 기간 국경을 강도 높게 봉쇄했고, 전 세계적인 여행 자율화 움직임에도 국경 재개방에 소극적이었다. 중국 노선 회복이 더딘 배경이다. 미주를 제외한 유럽행 승객도 코로나19 이전보다 저조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019년 1분기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여객 수는 약 337만 명이었지만, 올해 1분기는 173만 명 수준으로 절반 수준이다.

반면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과 동남아 노선에 특히 집중했다. 심지어 일본 노선 이용객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추월한 기간도 있었다. 2019년 1분기 제주항공의 국제선 여객 수는 220만 명 정도였는데, 올해 1분기는 166만 명 수준이다. 코로나 이전의 4분의 3 수준으로 선방한 셈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엔저 상황이 지속되면서 수요가 증가한 일본 노선에 집중한 것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CC 2위 자리도 바뀌었다. 코로나 이전 LCC 여객 운송량 3위였던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 241만9616명을 실어 날랐다. 기존 2위였던 진에어는 239만4652명의 여객 수로 3위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의 국내 및 국제선 여객 수는 진에어 227만명, 티웨이항공 205만 명이었다.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이 선전한 배경을 지난해 도입한 A330-300 대형기에서 찾는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A330-300, 3대를 도입해 동남아시아는 물론 호주 등 장거리 노선에 본격 투입하기 시작했다. A330-300은 LCC들이 주로 사용하는 B737 기종보다 좌석이 150석 이상 많다. 대형기 도입으로 인해 탑승객 수가 늘어난 것이다.

항공기 보유 대수도 달라졌다. 코로나 이전인 2020년 1월 당시 진에어는 27대, 티웨이항공은 26대의 항공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3월 기준 현재 티웨이항공은 31대, 진에어는 26대로 역전됐다. 티웨이항공이 대형기를 도입하는 등 항공기를 늘리는 동안 진에어는 B737-800 항공기를 일부 반납하면서 오히려 보유 대수가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진에어도 B777이라는 대형기가 있지만, 티웨이항공이 신형 항공기를 도입하면서 진행한 마케팅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항공기 보유 대수와 항공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했는지 등에 따라 탑승객 수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했다.

티웨이항공 A330-300 항공기

물론 여객 수가 항공사의 수익 및 영업이익 등과 비례하는 건 아니다. 노선에 따라 운임 및 영업이익, 매출 등이 모두 다르다. 장거리용 대형 항공기는 여객과 함께 화물도 싣기 때문에 단거리용 항공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 차이가 크게 난다. 또한 노선별로 가격 경쟁 상황이 다르고 항공기 탑승률도 다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노선을 운영했는지, 각종 비용을 얼마나 절감했는지 등에 따라 실적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4월부터 유럽 및 중국 하늘길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의 여객 실적이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항공업계 임원은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올해 1분기까지 항공사들의 영업이익이 상당히 좋았다”라면서도 “2분기(4~6월) 하늘길이 넓어지면 여객 수요가 몰리는 노선을 어떻게 집중 공략할지가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