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발언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말하고 있다. 2023.3.30/뉴스1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에 대해 “(3·1절과 광복절보다) 조금 격이 낮은 추모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같은 당 의원들이 비판에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4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이 보통 3·1절과 광복절(기념식) 정도는 참석하는데, 4·3 기념일은 이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는 추모일”이라며 “무조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대는 자세는 맞지 않는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과거에도 4·3 기념일에 대통령이 관례적으로 무조건 참석했던 것이 아닌데, 이번에 (대통령이 불참해) 4·3 유족을 폄훼한 것처럼 야당에서 일제히 공격하고 있다”며 “나아가 마치 대통령이 불참하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현대사의 비극인 4.3 기념일을 맞아 대여 비난의 빌미로 삼는 것 아닌가. 자신들의 정치적 반사이익을 위해 기념일을 악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웅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추모에도 격이 있냐”며 “그럼 ‘프로야구 시구행사는 격이 높아서 가신 것이냐’, ‘서해수호의 날 행사는 격이 높아서 가신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뭐라고 답하실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못 가신만큼 4.3 유족과 제주도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더 살피실 것’이라고 답변할 수는 없었나”라며 “최고위원에 걸맞은 격을 갖추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함께 ‘자살골도 골로 친다면 해트트릭(한 선수가 한 경기에서 세 골을 넣은 것)’, ‘당심 100%가 낳은 파괴지왕’이라는 태그를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5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에 불참했다. 올해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4·3 희생자와 유가족 명예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추념사를 대독했다. 여당에서는 김병민 최고위원과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 일부 지도부가 참석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