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단계 ‘심각’에서 ‘주의’로 조정 예방적 살처분 범위 축소하지만 축종별 강화된 검사체계는 유지
부산의 한 농장에서 지난해 12월 방역 요원들이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소독을 하고 있다. 부산=뉴스1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지난달 31일까지 연장 운영했던 ‘조류인플루엔자 특별 방역 대책 기간’을 종료하고 1일부터 조류인플루엔자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주의’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그간 확대 운영해 왔던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500m 내 가금(家禽) 전체 축종’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하지만 잔존 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이달까지 추가 발생 가능성이 있어 축종별 강화된 검사 체계는 ‘주의’ 단계 해제 전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방역 지역이 해제되지 않은 곳에서도 해제 때까지 정밀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중수본은 이와 함께 봄철 가금 유통 증가로 전통시장, 계류장 등을 통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전파될 우려가 있어 전통시장 가금 판매소, 계류장 등의 소독·방역시설 적정 설치 및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오염원 제거를 위해 전통시장 내 가금 판매소, 계류장 및 가금 거래 상인, 가금 운반차량 등에 대해 일제 청소, 세척 및 소독을 실시하는 ‘일제 휴업·소독의 날’을 격주로 운영하기로 했다.
아직 북상하지 않은 철새가 중부지역 및 서해안 등에 서식하고 있어 야생조류 항원 검출 지역, 방역 지역 미해제 지역, 경기 충남 충북 전북의 철새 도래지와 소하천, 농장 진입로 등에 관련 인력을 집중 배치하여 소독을 지속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자체, 검역본부 및 생산자단체 등을 통해 핵심 방역수칙을 연중 홍보하여 농장에서 차단 방역을 생활화할 계획이다.
최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월 이후 47개 주의 가금농장에서 805건이 발생했고, 유럽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독일 프랑스 등 24개국에서 603건이 발생했다. 일본에서도 지난해 10월 이후 82건이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0월 경북 예천군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가금 농장에서 71건 발생했다. 야생조류에서는 가장 이른 시기인 지난해 10월 10일에 검출되었고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항원(174건)이 검출됐다.
이에 대해 중수본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행정안전부, 환경부 등 범부처 차원의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중수본은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적기에 실시한 결과 국내 살처분 가금 수는 최근 10년 내에 가장 적었다고 밝혔다. 2022∼2023년 살처분된 가금류는 632만 마리였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