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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고 자수”…고교생에 ‘마약음료’ 건넨 男 경찰출석

입력 | 2023-04-05 10:59:00


지난 3일 강남구청역 인근에서 마약 음료를 나눠준 40대 남성 1명과 20대 여성 1명 모습.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서 고등학생들에게 마약이 첨가된 음료수를 마시게 한 일당 4명 중 2명이 검거됐다. 40대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고, 20대 남성은 언론 보도를 보고 자수했다. 경찰은 남은 용의자 2명을 쫓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5일 오전 1시 30분경 마약이 든 음료수를 마시게 한 혐의로 A 씨(49세·여성)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검거 당시 횡설수설하는 상황이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이날 오전 10시경 또 다른 피의자 B 씨(20대·남성)는 강남경찰서에 찾아와 자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대치역과 강남구청역 인근에서 마약 음료수를 나눠주던 자신과 동료들에 대한 언론보도를 보고 강남경찰서에 자진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 씨를 CCTV 대조와 진술로 해당 사건의 피의자인 것을 확인하고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들이 2인 2개 조로 움직였다고 추정하고 있다. 1개 조는 대치역 인근에서, 나머지 1개 조는 강남구청역 인근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남녀 4명으로 파악됐다.

A 씨 일당은 지난 3일 오후 6시경 음료 시음 행사를 가장해 학원에 다니는 고등학생 2명에게 “기억력 상승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를 시음 행사 중”이라며 “최근 개발한 음료니 마셔 보라”고 권했다.

지난 3일 강남구청역 인근에서 마약 음료를 나눠준 40대 남성 1명과 20대 여성 1명 모습.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학생들이 해당 음료를 마시자 A 씨 일당들은 “구매 의향 조사에 필요하다”며 학부모의 전화번호를 챙겼고 학부모에게 연락해 “자녀가 마약을 복용한 걸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음료를 마신 학생들은 이후 어지럼증을 호소했고 학부모들은 “애 몸이 이상하다”며 112에 신고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마약류 간이시약 검사 결과 이들에게선 필로폰(메스암페타민)과 엑스터시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총 6건의 신고를 병합해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학부모들을 협박한 휴대폰 번호가 모두 동일하단 점에서 공범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에선 2건 발생했지만 전국적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수도권에서 확산세라고 판단돼 총력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상한 사람이 건네는 ‘메가 ADHD’(사진) 상표 음료를 마시지 않아야 한다. 추가 피해 사례가 있으면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