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날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아트테크(미술품 투자)에 입문하려는 이들을 위해 아트 컨설팅 기업 테사 에셋과 함께 아트테크란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 차근차근 짚어주는 연재를 마련했습니다. 본문의 내용 또는 의견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품 제작 이후 3년 이내에 리세일(재판매)을 위해 경매에 출품한 작품 비중이 2019년 4.3%에서 2021년, 22.9%, 2022년 상반기에는 32.8%로 급증했다. 미술품을 활용한 수익 실현을 원하는 컬렉터(수집가)들이 1차 시장에서 구매한 작품을 2차 시장에 빠르게 재판매하려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단기간의 수익 실현을 위해 미술품 투자에 접근한다면 미술품 가치 상승 요인이 보유 기간 동안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미술품 투자를 위해서는 미술품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고려해야 한다.
미술품 가치 상승 구조 및 요인
2차 시장에서의 작품 가치 상승요인은 크게 작가의 예술적 활동이 영향을 미치는 작가적 요인과 외부의 영향을 받아 가치가 변동되는 시장적 요인으로 분류될 수 있다.
먼저, 작가적 요인은 미술계 내에서 작가의 평판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다. 유명기관 및 갤러리에서의 전시, 비엔날레 참여, 주요 수상 이력, 유명 예술기관의 작품 영구 소장 등이 포함된다. 이는 작가의 커리어 발전에도 도움이 되며 예술적 가치 상승에 따라 현대 미술사에서도 중요하게 기록될 확률이 높아진다.
시장적 요인은 괄목할 만한 경매 기록, 유명 컬렉터의 구매,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 등 미술 시장 내에서의 인기와 수요에 직접적으로 관계된 요소들을 의미한다. 특히 경매 기록의 경우 비공개 개인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술 시장에서 유일하게 객관적으로 공개된 작품의 시장가격이기 때문에 작품을 거래할 시 참고 자료로 많이 활용된다.
미술품 가치 상승의 예시
샤라 휴즈 경매 기록. 제공=테사 에셋
샤라 휴즈의 대표 도상인 허구적 풍경화(Invented Landscape) ‘나이트 피켓(Night Picket, 2017)’은 지난 2021년 10월 영국 필립스 경매에서 86만 9500파운드(약 14억 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을 기록했는데, 이후 유사 작품의 시장가격 또한 상승하게 되었다.
2021년 프랑스의 콘솔티움 뮤지엄(Le Consortium), 런던의 가든 뮤지엄(Garden Museum), 취리히의 갤러리 에바 프레젠후버(Galerie Eva Presenhuber) 등 세계 유수의 기관과 갤러리에서 개최한 사라 휴즈의 개인전들이 작품 가치 상승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5월에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스위스의 곡선들(Spins from Swiss, 2017)’이 294만 달러(약 39억 원)에 거래되어 작가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술품 가치의 안정적 상승을 기대하려면
미술품 가치의 안정적 상승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충분한 보유 기간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 경매에서도 해외 미술시장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이 빈번하게 출품되고 있는데, 그중 일부는 글로벌 경매사에서의 불과 몇 개월 전 경매된 이력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잦은 리세일은 국내 미술품 수집 문화 발전과 작가 커리어 측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없다. 이전 경매에서의 거래가가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짧은 기간 내에 높은 가치 상승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미술품 수집 시 투자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으나, 건강한 미술품 수집 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작품을 진정으로 향유할 수 있는 마음이 먼저 필요하다.
테사 에셋 김상아 시니어 아트 애널리스트는 고려대 고고미술사학 학사, 영국 레스터 대학(University of Leicester) 박물관학(Museum Studies) 석사 과정 졸업 후, 대영박물관, 코트라 런던 무역관에서 재직했다. 현재 테사 에셋에서 글로벌 미술 시장 분석 및 블루칩 미술품 매입/매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정리 /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