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직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전날 발생한 산불의 불씨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종로구청 제공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개미마을에 사는 30대 주민 A씨는 힘차게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마을 주민 모두 간절하게 비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들이 비를 기다린 것은 지난 2일 마을 뒤 인왕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다음날 재발화하는 등 주민들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개미마을만 해도 당시 산불로 120가구가 대피해야 했다.
부암동에 2대째 살고 있다는 공방 주인은 “아버지 때부터 40년 동안 이 동네에서 지내는데 이렇게 불난 것은 처음”이라며 “화재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좀 심하게 처벌해야 할 것같다”고 혀를 찼다.
2일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림청 헬기가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2023.4.2/뉴스1
김재희 서대문구청 재난안전과 팀장은 “지난 사흘 동안 불 끄느라 잠도 못잤다”고 털어놓았다.
김 팀장은 직원들과 함께 현장의 경찰과 소방대원들에게 도시락과 랜턴 등을 제공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인왕산과 가까운 서울 종로 지역에 4일 오후부터 5일 오전까지 42.2㎜의 비가 내렸다.
인왕산 산불을 포함해 2일부터 4일까지 전국에서 산불 53건이 발생했으나 4일 오후 5시15분 기준으로 모두 진화됐다. 이는 1986년 산불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같은 기간 가장 많이 발생한 동시다발 산불로 기록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