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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방미에 미중 갈등 ‘재고조’… 대북 협력은 뒷걸음질?

입력 | 2023-04-05 14:53:00

ⓒ News1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미국 ‘국가 의전서열 3위’ 캐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회동이 5일(현지시간)로 다가오면서 미국·중국 간 갈등 수위도 다시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대만 관련 문제를 둘러싼 대립이 지속될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위협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중 간 협력은 ‘뒷걸음질’칠 수밖에 없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차이 총통은 과테말라·벨리즈 등 중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4일 미 로스앤젤레스(LA)에 들를 계획이다. 매카시 의장과의 ‘비공개’ 회동은 5일로 예정돼 있다.

중국 당국은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중국 대륙과 홍콩·마카오·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고 합법적 정부 또한 오직 중국(중화인민공화국) 하나란 뜻) 원칙을 훼손하는 처사란 판단에서 “단호히 반대한다”(마오닝(毛寧) 외교부 대변인)는 입장을 내놨다.

마오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단호하고 강력하게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정(完整)을 수호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차이 총통의 미국 활동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중국의 접촉을 더 어렵게 할 것‘이란 기사를 싣는 등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중국 당국은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땐 전투기 등 군용기를 대거 대만 주변 공역에 출격시키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의 이번 회동과 관련해서도 중국 측이 모종의 ’행동‘을 취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대만 문제는 중국 입장에서 사활이 걸린 중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미중 간 패권경쟁이 심화돼온 상황에서 대만 관련 갈등이 증폭될 경우 양국의 북핵 해결 협력 가능성은 더욱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최근 중국에 대한 ’통합국가전략‘을 개정하면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협력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특히 미 국무부는 이번 개정 전략에서 “주중국대사관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고 북한의 불법 무기 개발을 제거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중국을 압박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그와 정반대로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을 묵인하면서 미국을 견제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 북한의 최중요 우방국인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작년 이후 북한의 연이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각종 도발에도 불구하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를 이용해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에 매번 제동을 걸어왔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미중 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대만 문제”라며 “만약 미중이 대만 문제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북한 문제에서도 협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그런 ’주고받기‘ 식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간 갈등이 지속될수록 북한 또한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와 이를 활용한 위협·도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은 올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마치겠다고 예고해둔 상태여서 이달 중 위성 발사로 ’위장‘한 ICBM의 정상 각도(30~45도) 발사 등을 시도할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