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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70줄 싸 오셨다” “맛집 줄서 사오셨다”…임신부 ‘시모 사랑’ 자랑

입력 | 2023-04-05 15:00:00


첫 아이를 배고 맛집 음식을 먹고 싶었던 며느리를 위해 직접 음식을 사다 준 시어머니의 가슴 따뜻한 사연이 올라왔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임신했을 때 갑자기 오신 시어머니’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SNS에서 첫째 임신한 며느리를 위해 김밥을 70줄 말아 머리에 이고 온 시어머니 이야기를 접한 A씨는 “돌아가신 우리 시어머니 생각난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A씨는 “시집 와서 수저 한 번을 못 놓게 하시고 막말, 폭언은커녕 예쁘다고 칭찬만 해주시고 간섭도 일절 없으셨던 우리 어머니”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첫애 임신하고 집에 혼자 있을 때 집 근처 유명한 맛집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피크타임 아닐 때도 30분씩 줄 서야 먹을 수 있었고 코로나 전에는 배달도 안 돼서 혼자서는 엄두가 안 났다”며 “남편은 지방 출장 가 있느라 같이 가거나 부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친정엄마랑 남편은 미안하다고 용돈 보내줬고, 저는 아쉬운 대로 그 집 말고 다른 식당에 같은 메뉴를 배달시켜 먹으려고 생각했다”며 “근데 저녁에 갑자기 시어머니가 오셨다”고 했다.

A씨는 연락 없이 한 번도 온 적 없는 시어머니가 찾아와 깜짝 놀라 문을 열었다가 큰 감동을 받았다. 바로 시어머니가 그 맛집 음식을 3인분 포장해서 왔기 때문.

그는 “주말이라 사람도 많아서 2시간 넘게 줄 서서 기다렸다가 사 오셨다더라”라며 “태어나서 그렇게 많이 운 적은 처음이었다. 우느라 제대로 음미도 안 하고 그냥 꿀꺽 삼켰는데 체한다고 천천히 먹으라고 해주셨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시어머니도 무릎 수술해서 다리도 안 좋으신데 임신한 며느리 챙긴다고 줄 서서 사 오셨다. 그 뒤로 더 자주 연락드리고 뭐 보내드렸는데, 한사코 거절하시거나 배로 돌려주셨다”고 전했다.

또 “출산하고 망가진 몸 보면서 우울했는데 이전에 드린 용돈에 본인 돈 보태서 새 화장품들 사 오시더니 저보고 아직 젊고 예쁘다고, 처녀 때랑 똑같다고 기죽지 말고 꾸미고 싶은 만큼 맘껏 치장하라고 하셨던 우리 어머니”라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끝으로 A씨는 “3년 전 어머니께서 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그날 비가 많이 왔다”며 “비가 오는 날마다 어머니가 생각나는데 오늘따라 더욱 보고 싶다”고 그리워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