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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수익 은닉’ 김만배 “재판 받아 죄송…책임 제게 물어야”

입력 | 2023-04-05 15:48:00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관련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3.2.17/뉴스1

대장동 수익 390억원을 은닉한 혐의로 공범들과 함께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첫 재판에서 “저에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 심리로 5일 열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공판 직후 열린 보석심문에서 김씨는 “이 자리에서 재판받게 돼 죄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씨는 “이한성·최우향 피고인이 회사의 경영과 운영을 위해 한 행위는 저의 직간접 책임과 지휘 아래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저에게 책임을 묻는 게 온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재판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고 의혹받는 여러 부분을 증명하겠다”며 “재판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화천대유 이한성 공동대표와 최우향 이사는 김씨의 최측근으로 범죄수익 환수조치에 대비해 화천대유 등 계좌에 입금된 돈을 인출한 뒤 숨긴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날 세 사람의 재판을 병합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앞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며 “단순 은닉이 아니며 그럴 목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보석 필요성을 두고는 “이 사건은 오직 범죄수익은닉과 증거은닉교사로 봐야 한다”며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은 사유 10개 중 9개는 배임죄에 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돈을 주고 회유하라고 한 사정이 있었다면 관련 재판부에서 재판받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 씨가 15일 새벽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 서울구치소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밖으로 나와 바이크 헬멧을 쓴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있다. 바이크를 타고 온 이 남자는 김씨를 보호해 차에 태운 뒤 취재진이 자신에게 몰려들자 빠르게 바이크를 몰고 떠났다. 2021.10.15/뉴스1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가 여전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김씨가 휴대전화를 태우라고 교사하고 유 전 본부장을 회유해 허위진술을 유도했으며 진실 폭로를 막기 위해 곽병채(곽상도 전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증거를 인멸했다”고 맞섰다.

아울러 “배임과 이해충돌 사건의 증거인멸 우려는 이 사건 유무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며 “구속상태로 심리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공범이 더 있어 처리하겠다”며 공범 추가 기소를 예고했다.

재판부가 “조만간 기소할 것이냐”고 묻자 검찰은 “그렇다”고 답했다. “김은옥씨와 이성문씨를 말하느냐”는 질의에는 “다음 기일 전에 사건을 처리하겠다”고만 대답했다.

이성문씨는 김씨의 성균관대 후배로 화천대유 대표를 지냈으며 김은옥씨는 김씨의 친누나로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 2~7호 이사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2021년 10월~2022년 11월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 390억원을 수표나 소액권으로 재발행·교환해 차명 오피스텔에 보관하거나 계좌에 송금하는 등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인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불태우도록 한 증거인멸교사 혐의와 동창에게 142억원 상당의 수표를 대여금고·직원 차량 등에 숨기게 한 증거은닉교사 혐의도 받고 있으며 영농 경력을 허위 기재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혐의도 있다.

김씨는 2021년 11월 대장동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10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으며 이후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올해 2월 재구속됐으나 지난 4일 보석을 청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