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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캐치에 첫 손맛까지…배지환 “본능에 맡겼다”

입력 | 2023-04-05 15:59:00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느낀 짜릿한 손맛에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리츠)이 활짝 웃었다.

배지환은 5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원정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8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1-1로 맞선 2회초 1볼-1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선발 닉 피베타의 3구째 94.8마일(약 152.6㎞)짜리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높이가 11.3m에 달해 ‘그린 몬스터’로 불리는 펜웨이 파크의 좌측 담장도 배지환의 타구를 막지는 못했다.

이번 시즌 4번째 경기이자 메이저리그 통산 14경기 만에 때려낸 첫 홈런이다.

MLB닷컴에 따르면 배지환은 홈런 상황을 떠올리며 “좌익수가 달려오는 걸 보며 잡을 줄 알았다”면서 “마음 속으로는 타구가 벽을 넘어가길 바랐다”며 웃었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8년 피츠버그와 계약, 미국으로 건너간 배지환은 줄곧 마이너리그에서 뛰다 지난 시즌 막판인 9월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지난해 10경기에 나선 그는 타율 0.333(33타수 11안타), 6홈런 3도루로 경쟁력을 선보였다. 2루수에 좌익수, 중견수 수비까지 소화하는 다재다능함은 배지환을 더 돋보이게 했다.

올해는 데뷔 처음으로 개막 로스터에 들어 빅리그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 시즌 4경기 만에 홈런포를 쏘아 올리면서 자신의 이름을 다시 각인시켰다.

이날 배지환의 활약은 홈런만이 아니었다.

8회말 수비 때 자리를 중견수로 옮긴 배지환은 선두타자 알렉스 버두고의 타구를 잡아냈다. 이어 후속 라파엘 데버스의 타구고 좌중간으로 쭉 뻗어나가자 계속해서 달려나갔고, 절묘한 타이밍에 점프해 공을 잡아냈다.

‘환상적인’ 캐치에 데릭 셀턴 피츠버그 감독도 “정말 멋진 경기였다”며 “공격, 수비, 주루에서 그가 보여준 플레이와 후반에 나온 캐치는 정말 대단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지환은 호수비 순간에 대해 “그린 몬스터는 거대한 벽이었다. 공이 날아오는 걸 보고 본능에 맡겼고, 결국 잡아냈다”고 말했다.

공격과 수비에서 잊을 수 없는 활약을 펼친 그는 ‘어떤 플레이가 더 좋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몇 초간 고민을 한 배지환은 “홈런”이라며 “홈런을 많이 치진 못했다”고 미소지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