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5일 쓰루가 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안전 심사를 중단하고 자료의 일부를 수정, 다시 제출토록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다.
쓰루가 원자력발전소 2호기는 동해 부근 후쿠이현(福井?) 쓰루가시(敦賀市)에 위치해 있다. 1987년 2월 운전을 시작했고 2011년 5월에는 냉각수 방사성 물질 농도 수치가 갑자기 상승해 운전을 중단한 전력이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인 2011년 8월부터 정기점검을 위해 가동을 중단했다.
5일 NHK,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쓰루가 원자력발전소 2호기 재가동에 필요한 심사에서 사업자인 일본원자력발전(日本原子力?電·일본원전)이 제출한 자료에서 잇따라 오류가 발견되자,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심사를 중단하고 신청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쓰루가 원전 2호기를 둘러싼 안전 심사는 원자로 바로 아래 단층이 근처를 지나는 활성단층에 이끌려 향후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재가동에 필요한 심사 중에서는 이 단층의 평가가 초점이 되고 있다.
쓰루가 원전 2호기의 사업자인 일본원전은 움직일 가능성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원자력규제위에 제출한 단층 데이터와 자료에 기재 오류나 수정 흔적 등이 잇따라 발견돼 심사는 약 2년 간 중단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원전이 제출한 자료에서는 2019년에 1000군데 이상 필요한 기재를 하지 않은 것이 발견됐고, 2020년에는 부지 내 굴착 조사에 의한 지질 관측 기록의 일부 자료가 수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활단층인지 아닌지의 평가와 관련된다고 해서 원자력규제위는 2020년 2월에 심사를 중단했다.
일본원전은 재발 방지책이 취해졌다며 지난해 12월 심사를 재개했지만, 그 직후 새로운 오류가 발견돼 원자력규제위는 이대로 심사를 계속할지 여부를 검토해왔다.
이날 회의에서는 일본원전에 대해 심사 신청을 일단 모두 취하하고 내용을 정밀 조사한 뒤 다시 신청하도록 요구하는 방안도 제시됐지만, ‘다시 신청하기까지의 기간이 상당히 걸리는 데다 심사하는 측의 부담도 크다’며 취하까지는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원자력규제위는 조만간 일본원전 사장 등을 불러 의향을 확인하기로 했지만 심사 재개 후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중단되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져 일본원전의 대응이 재차 엄중히 요구된다고 NHK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회사(일본원전)는 필요한 자료의 기재 오류를 반복하고 있으며, 과거에도 데이터 무단 변경 등의 불상사로 심사를 중지했다가 이번에 다시 중단했다”며 “심사가 다시 멈춤으로써 재가동의 전제가 되는 안전심사의 합격은 전망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쓰루가 원전2호기의 운전을 정지하고 폐쇄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원자로 지하에 수만 년 전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는 단층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원전을 폐쇄하는 첫 사례가 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