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CASETIFY
2011년 홍콩에서 창업한 ‘케이스티파이’는 글로벌 셀럽들도 애용하는 테크 엑세서리 브랜드입니다. 탄탄한 팬덤을 이끈 주역은 폰 케이스. 현재 약 180개국에서 판매 중이며, 한국에도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코카콜라, 루브르 박물관과도 콜라보하는 폰 케이스계의 셀럽이죠.
잡스를 보고 기회를 찾은 직장인
케이스티파이는 홍콩의 직장인이었던 웨슬리 응의 아이디어로 시작됐습니다. 2010년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피칭을 본 그는 스마트폰의 상용화와 함께 차별화된 폰 케이스의 니즈도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2011년 아이폰의 사용자가 늘었지만 이렇다 할 승자가 없는 폰 케이스 시장을 본 후 창업을 결심하죠.차별화된 제품을 고민하던 중 SNS에서 답을 얻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피드의 사진으로 폰 케이스를 만들 수 있는 앱을 개발한 겁니다. 서비스명은 케이스타그램(Casetagram). SNS 계정으로 접속 후 원하는 템플릿과 사진을 선택해 커스텀 케이스를 주문하는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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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타그램은 개성을 뽐내고 싶은 밀레니얼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인증 후기가 넘쳐났고 2012년까지 주문량이 빠르게 늘었습니다.
인기 서비스의 독주를 가만둘 리 없겠죠. 케이스타그램과 유사한 업체들도 급증했습니다. 웨슬리 응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서비스를 넘어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케이스티파이는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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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티파이의 핵심 제품은 여전히 커스텀 케이스입니다. 케이스타그램 때보다 몇 단계에 걸친 디테일한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합니다. 제품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첫 번째. 슬림형부터 내구성을 높인 범퍼형까지 다양한 형태가 제공됩니다.
자유롭게 꾸밀 수도 있습니다. 원하는 레이아웃과 사진, 폰트 등을 골라 나만의 온리원 케이스를 만들 수 있죠. 디자인에 자신이 없다면 틀이 잡힌 기본 템플릿을 활용해 사진과 문구만 더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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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터마이징 철학은 유통 전략에서도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폰 케이스 브랜드는 휴대폰 대리점 및 대형마트와 B2B로 거래합니다. 이와 달리 케이스티파이는 자사 홈페이지와 직영점을 활용하죠.
패셔너블한 폰 케이스
일반 제품도 케이스티파이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사진과 문구를 새길 수는 없지만 독특한 디자인으로 마니아들에게 사랑받습니다. 사업 초반부터 디자인에 공을 들인 결과물이죠.당시 폰 케이스 시장은 내구성에만 초점을 맞춘 투박한 제품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케이스티파이는 이 점을 공략해 비비드한 컬러를 더하고 알파벳과 힙한 스티커로 꾸민 폰 케이스를 선보였습니다.
디자인이 뛰어나도 본연의 기능인 내구성이 부족하면 사랑받지 못할 겁니다. 케이스티파이가 연구를 거듭한 이유입니다. 제품 곳곳 충격 흡수력을 높이기 위한 실험 정신을 엿볼 수 있는데요. 예컨대 여러 겹의 플라스틱을 압축하고 카메라와 모서리 등 깨지기 쉬운 부분에는 베젤을 한 겹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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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래버레이션 장인이 된 케이스
인스타그램 후기가 늘며 스눕독 등 셀럽들도 케이스티파이를 애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많은 이에게 브랜드가 알려진 계기였죠. 높아진 인지도는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NBA, 코카콜라, 하인즈. 그간 케이스티파이가 콜라보한 파트너들입니다.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풍부한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한 이색 폰 케이스들을 선보였죠. 이를테면 2021년 루브르 박물관과 제작한 케이스는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등 세계적인 걸작들이 새겨진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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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스터마이징을 결합한 컬래버레이션 제품도 있습니다. 2021년 론칭한 블랙핑크 컬렉션은 블랙핑크의 인기 곡 제목과 가사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했습니다.
여기에 직접 촬영한 콘서트 사진을 반영해 주는 서비스를 더해 팬들 사이에서 소장용 케이스로 인정받았죠. 고도화된 커스터마이징 기능으로 브랜드 팬덤을 공략한 전략입니다.
케이스를 닮은 매장
케이스티파이는 직영점인 ‘케이스티파이 스튜디오’를 꾸준히 늘렸습니다. 홍콩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며 고객 반응을 살핀 후 스튜디오를 오픈했죠. 감도 높은 디자인과 커스텀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약합니다.케이스티파이 스튜디오를 보면 전시회에 온 듯합니다. 각 제품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심플한 진열 방식이 특징이죠. 홍콩 스튜디오는 케이스티파이가 만들려는 매장 내 경험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원색 벽에 부착된 케이스와 촬영용 조명이 갖춰진 프라이빗한 셀카존도 있죠. 진열대 옆 테블릿으로 즉석에서 나만의 케이스 만들기도 가능합니다.
롯데월드몰, 더현대 서울, 가로수길에서도 케이스티파이 스튜디오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롯데월드몰점을 가보니 질서 있게 진열된 화려한 제품들이 돋보이네요. 폰케이스계의 패션쇼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케이스티파이의 행보를 보여주는 코너들도 다양합니다. 그간의 콜라보 이력을 증명하는 다채로운 제품과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기 위한 헌 케이스 수거함이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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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티파이를 처음 봤을 땐 셀럽들도 즐겨 찾는 매력이 무엇일지 궁금했습니다. 커스텀과 내구성을 갖춘 차별화된 케이스와 컬래버레이션으로 새롭게 바뀌는 이미지, 매장이 전하는 경험이 그 답이었죠.
케이스티파이가 선보일 새로운 폰 케이스가 앞으로도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이 기사는 2022년 5월 8일에 발행됐습니다.
인터비즈 이한규 기자 hanq@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