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
국제연합(유엔)이 2030년까지 실천할 생태계 복원 계획을 발표했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도록 인간이 초래한 생태계 파괴의 흐름을 바꿔 다시 복원하자는 큰 그림이다. 우리 정부 역시 생태계 보전과 복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 일회용품 규제, 전기차 보급 등 우리 삶 곳곳에서 여러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제 우리 삶에서 친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국가기관인 우정사업본부도 환경 보전에 동참하는 다양한 정책을 벌이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세종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폐의약품 회수 우편 서비스’로 환경 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폐의약품을 우체통에 투입하면 집배원이 이를 회수해 소각장으로 안전하게 연결하는 서비스로, 시범사업 초기임에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폐의약품은 토양과 식수를 통해 우리 인체로 재유입되는 생태계 오염의 주범으로 반드시 분리배출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안내가 부족해 집 한편에 쌓여 있거나 종량제 봉투에 무분별하게 버려지기 일쑤다. 폐의약품 관련 국민 인식조사 통계에 따르면 약국과 보건소를 통해 수거되는 비율은 8%인 반면에 쓰레기통과 하수구 등을 통해 버려지는 비율은 55.2%로 집계됐다. 명확한 분리배출 규정이 있음에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정확한 처리방법을 모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정사업본부는 세종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이 사업을 다른 지역 자치단체와 협의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환경운동가 폴 호켄은 환경의 ‘지속가능성’은 생태계의 부양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자신의 책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환경을 이용하는 경우 처음보다 나은 상태로 남겨둬야 하며, 필요 이상으로 소모하지 말아야 하고, 피해를 주었다면 반드시 복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훼손한 환경은 후손들을 위해 반드시 되살려야 함이 자명하다. 우리 사회의 생태환경 훼손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국가기관의 책무인 생태계 복원을 위한 우정사업본부의 공적 역할 강화가 더 강조되는 시점이다.
손승현 우정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