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게임시장을 선도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잇따라 ‘게임기’, 이른바 콘솔게임 시장에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미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라인게임즈 등 여러 게임사가 콘솔게임 시장에 대응하는 신작을 선보일 일정을 조율하고 있고, 상당수의 게임이 올해 내 출시될 예정입니다.
출처=셔터스톡
서양 게임시장 공략의 핵심, 콘솔게임
콘솔게임은 서구권 게임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행한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0년 콘솔 게임의 규모는 558억 2,600만 달러(한화 약 76조 5,000억 원)에 달합니다. 국내 게임시장이 2020년 18조 9천억 원 규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4배 이상 차이 나는 엄청난 규모죠.이 콘솔게임 시장은 2020년 기준 북미 시장이 39.4%, 유럽 시장이 39.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서구권 공략을 위해서는 필히 진출해야 하는 시장인 셈입니다. 이는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옵니다.
더욱이 일본과 서양 게임의 전유물로 여겼던 콘솔게임 시장에서 의외의 흥행을 거둔 게임도 국내 게임사들에게 콘솔게임 시장 진출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출처=‘원신’ 홈페이지
왜 지금 콘솔게임에 진출할까?
그렇다면 국내 게임사들은 왜 이전에는 콘솔게임 시장에 진출하지 않았던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이전까지의 콘솔게임 시장은 국내 게임사들에 그리 매력적인 영역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콘솔게임은 꽤나 복잡한 매출 수익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계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콘솔게임은 콘솔기기를 보유한 회사에 일정 수익이 돌아가고, 현지 패키지 판매를 담당하는 각국의 유통사와도 별도의 계약을 통해 또다시 수익이 분배됩니다.
여기에 게임을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과 게임 업데이트, 현지화, 판매되지 못한 패키지의 재고 처리 비용까지 추가되는 건 덤이죠. 이처럼 콘솔게임은 일정 수준까지 흥행하지 못하면 개발비 회수도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이 매출 구조는 게임 하나가 정상궤도에 오르면 꾸준히 수익이 발생하는 온라인 게임과는 크게 차이가 나죠. 그래서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게임 시장에 굳이 진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입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시장이 있는데,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출처=플레이스테이션 홈페이지
여기에 마케팅 역시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한국에서도 충분히 서구권 게이머들에게 게임을 홍보할 수 있게 됐고, 다양한 유통망에서 세일(할인)을 진행해 꾸준한 수익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수익 구조가 간소화되고 좀 더 빠르게 게임을 알릴 수 있게 되면서 충분히 도전할만한 시장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출처=‘쓰론 앤 리버티’ 홈페이지
콘솔게임 시장 출사표 던진 한국 게임사들
콘솔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한국 게임사들은 이미 상당히 많습니다. 넥슨의 경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Xbox로 출시했고, ’데이브 더 다이버‘, ‘퍼스트 디센던트’ 등의 다양한 신작 게임을 콘솔게임으로 출시할 계획을 전했습니다.엔씨소프트도 MMORPG 신작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 이하 TL)의 콘솔게임 출시를 준비 중입니다. 여기에 넷마블의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펄어비스의 ‘붉은 사막’, 네오위즈의 ‘P의 거짓’, 라인게임즈의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등 수많은 작품이 콘솔게임 시장 공략에 출사표를 던졌죠.
출처=‘P의 거짓’ 홈페이지
하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도 존재합니다. 아직까지 콘솔게임 시장은 한국 게임사들에게 미개척지나 다름없고,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한국 게임도 현재까지 사실상 거의 없습니다. 여기에 멀티플랫폼 출시로 리스크를 최소화한다고 하지만, 콘솔게임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반쪽짜리 성공’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올 한해 콘솔게임 시장 공략을 목표로 출시될 이 게임들이 과연 서구권 시장 공략에 성공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콘솔게임으로도 출시했다’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그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조영준 게임동아 기자 jun@itdonga.com